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본 따라가려면 한참 배워야”

  • 동아일보

“전경련 회장직은 물리적으로 불가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얼굴)이 11일 “겉모양은 삼성전자가 일본 기업을 앞서지만 속의 부품은 아직까지 (일본을) 따라가려면 많은 시간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출장길에 오른 이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기자들이 최근 삼성전자가 최대 실적을 거둬 일본 기업들을 앞선 것에 대해 묻자 “일본에서 더 배울 게 많다”며 “한참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언급은 지난해 최고의 실적을 거둔 삼성이 자만하지 말고 항상 긴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완제품에선 삼성이 앞서더라도 그 바탕이 되는 소재 및 부품산업에선 일본에 뒤지고 있는 현실을 짚은 것으로 해석했다.

이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 수락 여부에 대해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 하는 일도 있고 삼성그룹 자체를 키우는 데도 힘이 벅찬데 전경련까지 맡으면 힘들다”며 기존의 고사 방침을 분명히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다음 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실사를 앞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유치위원회에서 할 일이므로 제가 간섭할 일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일본 경제계 인사들과 지인들을 만나고 10여일 뒤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출장길에는 부인인 홍라희 씨가 동행했고 김순택 미래전략실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사장 등이 배웅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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