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WINE]‘모스카토 디아스티’ 식지 않는 인기, 그 비밀은

  • 동아일보

최근 몇 년간 국내 대형마트, 백화점, 와인 전문점의 판매 상위권에 든 와인 리스트를 보면 사실 주목할 만한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약발포성 스위트 와인인 모스카토 디아스티의 인기는 도무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칠레산인 ‘몬테스’와 ‘1865’의 이름도 빠지지 않는다.

지금도 국내 와인 시장에 계속되고 있는 모스카토 디아스티의 인기의 시발점은 300만 병 판매기록을 자랑하는 ‘빌라엠’(잔니 갈리아르도사가 모스카토 100%로 만든 와인)이 그 단초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5, 6년 전 최대 규모의 이탈리아 와인 엑스포라 할 수 있는 ‘비니탈리’는 빌라엠을 능가하는(혹은 비슷한) 새콤달콤한 화이트 와인을 찾겠다고 방문한 수많은 국내 와인 수입사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이때부터 모스카토 디아스티가 대거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모스카토 디아스티는 이탈리아 동북부 바롤로, 바르바레스코로 널리 알려진 피에몬테 지방의 아스티 DOCG(이탈리아 와인 최상등급)에 속하는 와인으로 아스티처럼 당도가 높은 모스카토 품종 100%로 만든다. 모스카토는 뮈스카(영어로는 머스캣)로 대표되는 품종 중 하나로 모스카토 비앙코, 모스카토 카넬리라고도 하며 프랑스에서는 뮈스카 블랑 아 프티 그랭 혹은 뮈스카 드 프롱티냥이라고 한다.

아스티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 중 하나이자 피에몬테의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스파클링 와인을 뜻하는 스푸만테가 아스티 뒤에 붙어서 함께 사용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스티라는 이름 그 자체가 단맛이 나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통하게 됐다.

아스티와 모스카토 디아스티는 같은 품종을 사용해 만들 뿐만 아니라 단맛이 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스티, 모스카토 디아스티라는 명칭을 부여받으려면 이탈리아 와인 법규에서 정한 알코올 도수를 지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 와인을 만들 때 효모가 포도즙 내의 당분을 모두 알코올로 바꾸기 전에 발효를 중단시킨다. 아스티의 알코올 도수는 대부분 7.5∼9%이고, 모스카토 디아스티는 5.5%를 넘지 않는다(참고로 샴페인의 알코올 도수는 11∼13%). 낮은 알코올 도수와 달콤한 맛, 기분 좋은 산도 덕분에 두 와인 모두 디저트 와인으로 제격이다.

모스카토는 태생적으로 병 숙성을 위한 품종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 와인은 무조건 빨리 마시는 편이 좋다. 제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 가격이 높을 리도 없다. 웬만한 아스티는 국내에서 3만∼5만 원대면 구입할 수 있다.

두 와인 다 기포를 품고 있지만 스푸만테 범주에 속하는 것은 아스티뿐이다. 모스카토 디아스티는 일반 화이트 와인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이들 와인의 마개만 눈여겨봐도 금세 알 수 있다. 모스카토 디아스티보다 탄산가스 압력이 높은 아스티는 여타 스파클링 와인과 같이 철사를 사용한 마개를 쓰는 데 비해 모스카토 디아스티의 마개는 일반 와인 마개와 다르지 않다.

김혜주 와인칼럼니스트

● 이번 주의 와인
간치아 플래티넘 아스티 DOCG


간치아는 1865년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든 명가로 현재 5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 와인은 국내에 120케이스밖에 수입이 안 될 정도로 최상급 라인에 속하지만 국내 판매가는 6만 원대다. L당 잔여 당분이 65g으로 한 등급 아래인 간치아 아스티의 잔여 당분보다 20g 적다. 따라서 알코올 도수가 간치아 아스티보다 1.5%포인트 높은 9%이다. 단맛이 나는 기포 있는 와인의 추천 음용 온도는 섭씨 7∼9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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