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저평가 매력 더 커질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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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2조이상 상장사-금융사, 국제회계기준 내년 의무 도입

내년부터 국내 기업이 국제회계기준(IFRS)을 전격 도입해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재무제표’를 사용하고 기업자산을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토러스투자증권이 국내 상장기업의 연결재무제표 사용 효과 및 자산의 시가 평가 효과를 분석한 결과 국내 증시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최근 5년 평균보다 0.6%포인트 하락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배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선 투자분석부 이사는 “이는 IFRS를 도입하기 전보다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저평가되는 결과를 낳으면서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자산을 시가로 평가하면 자산가치가 상승해 PBR와 ROE가 동시에 떨어지는데 ROE 하락폭보다 PBR의 하락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커 저평가 정도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내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와 금융회사는 의무적으로 IFRS를 도입해야 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LG전자, KT&G 등 53개 기업은 올해 IFRS를 조기 도입해 지분 50%가 넘는 자회사의 순이익, 매출액, 영업이익 등을 모두 포함한 연결재무제표를 토대로 기업 실적을 산정하고 있다.

토러스증권은 국내 기업의 규모가 업그레이드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IFRS 도입의 긍정적 효과로 꼽았다. 미국, 일본,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연결재무제표를 써왔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기업의 규모는 그대로인 반면 한국 기업은 연결재무제표 도입으로 기업 자산, 부채, 자본, 매출, 이익이 모두 증가한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가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하면 경쟁사인 혼다나 피아트 등과 비슷한 규모를 갖추는 것으로 예상됐다.

연결재무제표 도입으로 기업의 규모는 커지지만 기업의 마진이 하락하고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IFRS를 조기 도입한 기업의 2009년 실적을 보면 순이익 마진은 도입 이전보다 1.8%포인트 하락하고 부채비율은 95.1%에서 167.3%로 72.1%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이사는 “연결재무제표는 자산, 부채, 자본 등이 모두 연계되는데 부채 항목은 상쇄되는 부분이 거의 없는 반면 자본 항목은 모회사의 투자자산과 자회사 자기자본에 상계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러스증권은 IFRS 도입의 수혜 종목으로 △연결재무제표 도입으로 이익이 증가하면서 ROE 하락 폭이 크지 않은 기업(베이직하우스, 성우하이텍 등) △순이익증가율이 높아지면서 자산가치도 증가하는 기업(포스코켐텍, 삼성정밀화학 등) 등을 꼽았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국제회계기준(IFRS) ::

국제적으로 기업의 회계처리와 재무제표의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만든 글로벌 회계기준. 한국에는 2011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와 금융사를 대상으로 IFRS가 의무 도입된다. 이에 따라 기업은 개별 실적이 아닌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의 순이익, 매출, 영업이익 등을 모두 포함한 연결재무제표를 토대로 실적을 산정해야 한다. 또 재고, 유형자산, 투자 부동산 등의 자산 가치를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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