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하강땐 통화정책 더 어려워질것” 이성태 前한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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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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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기 사이클 하강 시 통화정책이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23일 퇴임 후 처음 나타난 공식석상에서 현재 한은의 금리정책에 훈수를 뒀다. 이날 이 전 총재는 신한금융투자가 주최한 ‘2011 리서치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 수준이 적절한지 언급할 순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가 언제나 상승할 수 없기 때문에 내년에 하강국면에 들어서면 통화정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해 금리 정상화가 다소 더디게 진행됐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또 이 전 총재는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늘려도 금융기관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으면 시장에 돈이 돌지 않을 수 있다”며 “금융시스템이 워낙 복잡해져 통화정책 효과를 예측하는 일이 예전처럼 단순명료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에 대해 이 전 총재는 “(양적완화정책의)성공 여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나중에 경기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게 됐을 때 양적완화를 멈추고 풀었던 돈을 적절하게 거둬들일 수 있느냐는 문제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자본이 자유화되고 규제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세계 통화정책인데 유럽중앙은행(ECB)처럼 전 세계를 포괄하는 중앙은행이 필요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이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이기 때문에 정책의 폭과 깊이를 합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한국의 역할에 대해 “우리는 선진국도 신흥국도 아닌 중간자적 입장으로 이런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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