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甲같은 乙노릇 탈피해 마케팅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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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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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회장 “신기술-신제품 제안해 고객성공 돕겠다”

국내 최대 철강회사인 포스코에는 ‘갑 같은 을’이라는 별명이 있다. 고객사에 철강재를 공급하는 ‘을’ 신분이지만 고급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 없다 보니 가만히 있어도 주문이 밀려와 ‘갑’ 대접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붙은 별명이다.

그런 포스코가 17일 마케팅 혁신 계획을 밝혔다. 고객사가 주문하기만 기다리지 않고 먼저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을 고객사에 제안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포스코는 인천 송도 포스코 글로벌R&D센터에서 430여 개 고객사 관계자 900여 명을 초청해 ‘포스코 글로벌 EVI 포럼 2010’을 열고 “철저히 고객 성공을 지향하는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EVI(Early Vendor Involvement)’란 자동차회사가 신차 개발 초기단계부터 핵심 부품공급사를 참여시켜 품질 개선과 원가절감을 도모하는 활동을 말한다. 포스코는 이를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모든 산업으로 확대했다.

포스코는 철강 수요가 많은 자동차산업에서는 차체와 부품의 경량화를 추진하고 가전산업에서는 가볍고 얇은 철강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건자재, 해양플랜트 등 잠재 성장성이 큰 신규 산업군에서는 신개념 풍력타워와 건설 중장비 경량화, 기존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고강도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가 마케팅 전략을 재수립한 것은 국내외 철강재 공급 경쟁이 가속화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쇳물 생산량은 2006년 12억572만 t에서 2010년 14억7000만 t(예상치)으로 4년 만에 21.9%로 늘었다. 특히 중국 업체가 1990년대 중반부터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사진)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모든 거래 회사들이 동반성장을 위해 함께 뛰는 것뿐”이라며 “앞으로 고객보다 한발 앞서 미래시장 환경을 예측하고 신기술, 신제품을 먼저 제안해 고객 성공을 선도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업체뿐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인 도요타, 정보기술(IT) 제품 제조사인 소니를 비롯해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사인 캐터필러 등도 참석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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