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모델하우스 줄… 줄… 줄… 모습 감춘 ‘떴다방’까지 등장

  • 동아일보

부동산 훈풍, 남쪽에서 불어오나

22일 오전 부산 사하구에 있는 대우건설의 당리 푸르지오 본보기집(모델하우스) 앞. 개장 첫날 몰려든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최근 지방 부동산시장의 신규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곳에도 연일 수천 명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다. 사진 제공 대우건설
22일 오전 부산 사하구에 있는 대우건설의 당리 푸르지오 본보기집(모델하우스) 앞. 개장 첫날 몰려든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최근 지방 부동산시장의 신규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곳에도 연일 수천 명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다. 사진 제공 대우건설
《“1시간 정도는 줄 서서 기다리셔야 됩니다. 한꺼번에 들어가시면 건물 무너져요.” 24일 부산 사하구 괴정4동에 위치한 대우건설 당리 푸르지오의 본보기집(모델하우스) 현장. 회사 관계자가 찾아오는 관람객들의 질서를 유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 쪽으로 200m가량 줄을 섰다.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떴다방’도 다시 등장했다. 10여 개의 부동산 중개업체가 파라솔을 편 채 본보기집에 앞에 늘어서 있었다. 정일환 현장소장이 전해준 모습에서는 부동산시장 침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8·29 부동산 대책에도 꿈쩍하지 않던 국내 부동산시장이 몇몇 지역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부산 대전 등에서는 매매가 상승으로 지역 내 신규 분양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부동산시장 온기가 주요 지역을 넘어 인근 지방으로 흘러드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편에서는 대체 투자 상품으로 자리를 굳힌 오피스텔도 청약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찍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앞으로 살아날 분위기는 마련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 지방 신규 분양에 관심 높아져

2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부산 대전 등 지방 5개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5.3% 올랐다. 부산이 10.6%로 가장 높게 올랐고 대전과 울산도 각각 5.6%, 3.0% 상승했다. 매매가가 오르자 상대적으로 높았던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지방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에 문을 연 대우건설의 부산 당리 푸르지오 본보기집에는 지난 주말 총 1만3000여 명이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정 소장은 “최근 공급이 적었던 중소형 위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현장 상담창구에서도 줄지어 기다리는 걸 보면 실제 계약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회사 관계자들은 “떴다방까지 차려진 걸 보면 미분양 걱정이 아니라 얼마나 프리미엄이 붙을지 궁금할 정도”라고 현장 분위기에 들뜬 상태.

16일 마감된 부산 정관신도시 ‘동일 스위트’는 3순위 청약에서 평균 1.9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59m²A형은 최고 12.28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러한 열기가 지방 전체로 퍼질지도 관심거리다. 한라건설은 이달 말 충북 청주시 용정지구에 1400채 규모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회사 측은 용정지구가 속한 상당구는 6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터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 최요한 개발사업 부장은 “시장 조사를 해보니 새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았다”라며 “최근 부산 등 주요 지방이 살아나자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 오피스텔 청약 열풍 이어져

오피스텔의 인기도 시들지 않고 있다. 21, 22일 이틀간 진행된 현대산업개발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아이파크’ 청약에서는 최고 36.4 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총 230실에 7521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32.7 대 1이었고 소형인 59m²(계약면적 기준)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회사 관계자는 “주로 중년 여성들이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많이 청약했다”며 “수익형 부동산으로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수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1일 본보기집을 열고 청약 접수를 시작한 우미건설의 ‘청라 린 스트라우스’ 오피스텔도 첫날 방문객이 3000명을 넘었으며 24일까지 총 450실 모집에 2000여 건이 청약 접수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김주철 팀장은 “오피스텔이 주택시장 침체를 틈타 대체 투자 상품으로 확실히 자리 잡은 모습”이라며 “청약이 뜨거운 걸 보면 아직 부동산시장에 유동자금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