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선의 투자터치]활황장서 긴장 풀다간 ‘날개 잃은 추락’ 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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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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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격언- 맨 뒷사람이 개에 물린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에 특별히 위험한 달이다”라고 말했다. 정말 그의 말대로 1929년과 1987년의 증시 대폭락은 10월에 발생했고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에도 주가가 10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10월이 계절적으로는 수확의 계절이고 날씨도 선선해서 참 좋지만 주식투자에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달인 것 같다.

이렇듯 주식투자에는 항상 크고 작은 위험이 수반된다.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투자자들은 위험에 노출된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위험에 대비해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한 번 실패는 병가상사라고 하듯 군사작전에서는 이기기도 하고 질 수도 있지만 군인에게 가장 기본인 경계임무를 게을리해 적에게 기습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리라.

군인 못지않게 경계심을 갖추어야 할 사람들이 주식 투자자들이다. 주식투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머니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얼굴을 모르는 상대와의 심리전’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때로는 동지가 되고 때로는 적이 된다. 주식투자라는 ‘전투’에서는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해 투자수익을 얻을 수도 있고 반대로 상대방의 심리전에 말려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그러므로 투자자들은 치밀한 투자전략을 세우면서도 경계심을 잠시라도 늦춰서는 안 된다.

상승장에서 그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 투자자는 다음 기회를 기다려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경계심을 풀어 버려 조정국면에서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투자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버텨내기 힘들게 된다. 그리고 상승장에서 겨우 얻은 이익을 순식간에 잃는 수가 많다.

그러면 어떤 경우에 경계심을 고조시키면서 상대방의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아야 할 것인가.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증시 주변에 온통 호재가 만발하고 모든 투자자가 향후 장세를 낙관적으로 확신하면서 주식을 사지 못해 안달하고 들떠 있는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 개별종목 측면에서는 주가가 급등한 후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거나 주가의 움직임이 그동안의 추세를 하향 이탈하는 경우에 경계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주식투자는 한 번의 실패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주식시장의 침체국면뿐만 아니라 활황국면에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경계심 없이 무모하게 주식시장에서 마구 사고팔고 하다 보면 ‘맨 뒷사람이 개에 물린다’는 격언처럼 어느 순간 주가의 상투를 잡고 주식에 물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흔히 막차를 탄다고 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모험소설을 즐겨 쓴 마크 트웨인은 주식투자도 모험적으로 했던 것 같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금광 개발 열풍에 휩쓸려 광산 주식 등에 투자했고 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다 파산하고 말았다. 그나마 그는 소설이 많이 팔리고 세계 강연 여행을 다니며 인세와 강연료로 빚을 갚았고 주변 지인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를 도와준 사람은 스탠더드 석유회사 부사장 헨리 로저스였다. 트웨인의 부채 관리를 끝까지 책임지고 도와주었고 트웨인의 자산을 주식시장에서 잘 운용해 큰돈을 벌어주었다.

트웨인은 그의 본업인 저작과 강연 등에서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본업이 아니었던 주식투자에서는 맨 뒷사람이 돼 실패를 반복했다. 뒤늦게 성실한 조언자이자 전문가인 로저스에게 자산을 맡겨 주식 실패를 만회한 셈이다. 그의 사례에서 우리는 본업에 충실하게 전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게 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곳에서는 아무리 뛰어봐야 항상 뒤처지고 ‘맨 뒷사람’이 되기 쉽다. 지난주에 언급했던 것처럼 주식시장이라는 험난한 바다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성실한 조언자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투자의 위험과 기회를 일찌감치 간파한 트웨인은 10월을 주식투자에 위험한 달이라고 지목하고 다음과 같이 말을 맺고 있다. “그 밖에 주식투자에 위험한 달로는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다.”

박용선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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