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드라마 제작현장 ‘접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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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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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휴대전화의 ‘동영상 반란’

동영상을 캠코더로 찍는다는 건 옛말이 됐다. 요즘 캠코더는 화질은 디지털카메라에 밀리고, 휴대성은 휴대전화에 뒤지기 시작했다. 동영상 기능을 갖춘 디지털렌즈교환식 카메라와 카메라 기능을 크게 개선한 휴대전화 때문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영상을 캠코더로 찍는다는 건 옛말이 됐다. 요즘 캠코더는 화질은 디지털카메라에 밀리고, 휴대성은 휴대전화에 뒤지기 시작했다. 동영상 기능을 갖춘 디지털렌즈교환식 카메라와 카메라 기능을 크게 개선한 휴대전화 때문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해 초 미국에서는 인기 드라마 ‘하우스’의 시즌 최종회를 방송용 카메라가 아닌 캐논의 ‘5DmarkⅡ’라는 디지털렌즈교환식카메라(DSLR)를 이용해 촬영했다. 일부가 아니라 드라마 한 편 전체를 DSLR로만 촬영한 것이다. 크기가 작은 DSLR가 방송 카메라보다 좁은 공간을 더 쉽게 찍을 수 있었고, 어두운 장면을 표현하는 데에도 DSLR가 방송 카메라보다 나았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었다. 6월에는 애플이 아이폰4를 선보이면서 고화질(HD) 동영상 촬영과 편집 기능을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4는 앞으로 여러분이 들고 다닐 유일한 휴대전화이자 콤팩트 카메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연 이 두 제품은 캠코더와 얼마나 다른지 직접 사용해봤다.》

○ 영화 같은 DSLR의 동영상

영상장비 장착한 캐논 ‘5DmarkⅡ’
영상장비 장착한 캐논 ‘5DmarkⅡ’
캐논의 5DmarkⅡ는 전문 사진가들이 쓰는 제품이다. 몸체(보디) 가격만 200만 원대 후반이다. 하지만 그만큼 성능은 뛰어났다. 가로 1920개, 세로 1080개의 점을 표현(1920×1080)하는 HD 화질로 촬영한 동영상은 대형 HDTV에 연결해서 볼 때 방송 화면처럼 선명했다. 게다가 30fps라는 프레임 스피드 덕분에 빠른 움직임도 부드럽게 잘 나타났다. fps(frame per second)란 초당 나타내는 사진 수로 30fps는 1초에 30장의 사진이 연속해서 바뀐다는 뜻. 일반적인 영화나 방송의 24fps보다 더 많은 프레임을 써서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단점도 있다. HD 화질은 보기엔 좋았지만 용량이 너무 커서 일반인들이 다루기엔 부담스러웠다. 가정용 가스레인지로 호텔 식당에서 수십 명을 위한 요리를 만드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4GB(기가바이트) 메모리카드는 겨우 10분 남짓 촬영했더니 꽉 차버렸다. 이 정도라면 동영상을 촬영해 보관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결국 해상도를 640×480으로 낮춰야 했다.

5DmarkⅡ의 가장 큰 장점은 빛을 받아들이는 이미지센서가 크다는 점이다. 촬영 때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선명하고, 색상이 잘 표현된다. 하지만 이 차이가 큰 가격 차이를 만든다. 센서 크기가 5DmarkⅡ보다 작은 캐논의 보급형 DSLR ‘550D’는 값이 100만 원 이하인데 1920×1080 해상도와 30fps 촬영은 똑같다. 캐논 이외의 다른 업체들도 동영상 기능이 강조된 DSLR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니콘의 D3100은 HD 촬영과 함께 오토포커스(자동 초점) 기능도 갖췄다. 소니는 ‘알파NEX’라는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의 소형 DSLR에 HD 동영상 촬영 기능을 함께 넣었다.

○ 아이폰4

소니 ‘알파NEX’
소니 ‘알파NEX’
DSLR가 캠코더보다 뛰어난 화질로 캠코더와 경쟁한다면 휴대전화는 캠코더 수준의 화질과 편리한 휴대성이 장점이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4는 500만 화소 카메라와 HD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갖고 있다. 물론 DSLR의 화질에는 못 미친다. 앞서 소개한 DSLR는 1920×1080의 초고화질(Full 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했지만 아이폰4는 1280×720 해상도의 일반 HD 동영상을 촬영한다. 일반적인 소형 캠코더 수준이다.

아이폰4의 장점은 ‘아이무비’라는 아이폰용 영상편집 소프트웨어다. 아이폰4에서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 음악을 컴퓨터에 따로 옮기지 않아도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서 편집이 가능했다. 컴퓨터에서 편집할 때처럼 동영상 사이사이에 사진을 집어넣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배경에 흘러나오게 할 수 있었다.

○ DSLR vs 휴대전화 vs 캠코더

니콘 ‘D3100’
니콘 ‘D3100’
DSLR와 캠코더, 휴대전화는 서로의 장점을 닮아가려 노력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DSLR의 장점은 방송촬영 장비보다 적은 돈으로 전문가 수준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번에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짧으면 1분 이내, 길어야 10분 내외다. 이미지센서가 기계에서 발생하는 열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아이폰4처럼 동영상 기능을 강조한 휴대전화는 늘 들고 다니며 통신기능을 이용해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거나 e메일로 친구들에게 보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크기 때문에 이미지센서가 작아 화질 개선에 한계가 있다. 캠코더는 이런 DSLR와 휴대전화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적당한 화질과 적당한 촬영시간, 적당한 휴대성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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