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 현대차만 모르는 ‘YF쏘나타 굴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2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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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쏘나타에 2.4ℓ급 GDi 엔진을 탑재한‘쏘나타 F24 GDi’ 모델. ☞ 사진 더 보기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의 판매부진 원인을 분석한 'YF쏘나타의 굴욕, 왜?' 기사가 보도된 후 10여명의 독자들이 e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잔 고장으로 고생하고 있거나 현대차 서비스센터에서 홀대를 당한 경험, 퇴행적인 노사 관계 등을 지적하는 메일 내용을 읽어 보면 쏘나타가 이 정도 팔리는 게 오히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보 21일자 B1면 참조
[관련기사] YF쏘나타의 굴욕, 왜?

올해 초까지만 해도 현대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50% 안팎이었지만 지난달에는 40%까지 밀렸습니다. 이는 현대차의 주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쏘나타와 '아반떼', '그랜져'의 동반 부진에 따른 것입니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형 아반떼의 인기를 앞세워 실지 회복을 노린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출시 10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이 반토막이 난 쏘나타도 출시 직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반떼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쏘나타와 아반떼가 월 1만 대 정도는 어렵지 않게 팔렸지만 지금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환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수입차가 대중화되고 국내 경쟁 회사들이 경쟁력 있는 차를 내놓으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특히 현대차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이 현대차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싸늘합니다. 지금까지는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어도 대안이 없어서, 국내 회사라는 이유로 현대차를 선택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외면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현대차는 얼마나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모르겠습니다. 아반떼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고 연말에 신형 그랜저가 나오면 지금의 판매 부진은 저절로 만회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나봅니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아반떼 시승회에서 최근의 내수 판매 부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좋은 시절이 있으면 주춤할 때도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이야기 하더군요.

과연 현대차 관계자들은 왜 지금 이런 상황에 직면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을까요. 쏘나타가 잘 안 팔리는 이유를 취재하면서 소비자들은 모두 아는 정답을 정작 현대차 관계자들만 모르거나 혹은 모르는 척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언론 등에서 경고해왔던 국내 소비자 홀대, 가격과 노사문제, 세련되지 못한 현대차그룹의 스타일 등이 이제 판매와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죠. 한번 잃은 인심은 회복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빨리 깨닫기를 바랍니다.

황진영 기자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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