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에 밀려 매각 선언한 美 최대서점 ‘반스앤드노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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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 팔고 자체 e북으로 활로 모색

책으로 가득 찼던 서가에 책이 사라졌다. 그 위로 천장에서 매달아 내린 ‘어린이 교육용 장난감 & 게임’이라고 쓰인 알림판이 대롱거린다. 뉴욕 맨해튼 유니언광장에 위치한 미국 최대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의 한 매장 풍경이다. 최근 전자책(e북) 바람이 불면서 위기를 맞은 반스앤드노블이 빼앗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미국출판협회(AAP)에 따르면 미국 내 e북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1∼5월 전체 도서시장의 2.9%에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8.5%로 성장했다. 지난 10년여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인터넷서점과의 경쟁에 더해 최근 아마존의 킨들, 애플의 아이패드 같은 e북의 공세로 반스앤드노블의 수익은 하락했고 매장을 찾는 발길도 뜸해졌다. 1990년대 미 출판업계를 호령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반스앤드노블은 결국 지난주 회사를 시장에 내놨다.

비록 회사는 팔려고 내놨지만 반스앤드노블은 손놓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 중 하나가 책 이외의 물품으로 고객의 지갑을 여는 것이었다. 또한 e북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체 e북인 ‘누크(the Nook)’의 마케팅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9월부터 미 전역 700개 반스앤드노블 매장에는 92m²(약 28평) 규모의 누크 홍보 및 판매 공간이 문을 연다.

윌리엄 린치 반스앤드노블 최고경영자는 “올바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누크의 시장점유율 성장이 예상보다 9개월 빠르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 출판사인 사이먼 앤드 슈스터 최고경영자 캐럴린 라이디 씨도 “서점으로 고객을 다시 오게 할 수 있다면 장난감이 됐든 게임기가 됐든 상관없다”고 흡족해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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