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표단, 대기업에 태도변화 촉구 성명

  • Array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원자재값 18% 올랐는데 납품가 1.8% 인상… 공동사업 하자면서 中企기술 빼돌리기도”

중소기업계 대표들이 5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거래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대철 정명화 서병문 중기중앙회 부회장,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협의회 회장, 최극렬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계 대표들이 5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거래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대철 정명화 서병문 중기중앙회 부회장,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협의회 회장, 최극렬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중소기업 대표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갑’과 ‘을’이라는 구시대적 굴레를 벗어나 동반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병문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 업종별 대표 6명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중소기업의 동반 성장과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업계 대표들은 이날 회견에서 일부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와 불공정 거래 관행 때문에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 부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대기업 못지않게 중소기업의 역할도 컸는데 중소기업은 아직 경기회복의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1월과 올해 4월 사이에 원자재 가격은 18.8% 올랐지만 납품단가는 1.8%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주대철 중기중앙회 부회장도 “최근 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공동사업을 제안했는데 대기업이 사업을 같이할 것처럼 기술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뒤 다른 기업에 넘긴 사례가 있다”며 “기술 탈취 등 불공정 거래 관행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상생을 위해선 대기업 오너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업계 대표들은 “대기업이 중소기업과는 잘 만나지도 않으면서 말로만 ‘상생’을 이야기한다”며 “대기업 총수 등 책임 있는 당사자가 직접 중소기업계와 만나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상생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협의회 회장은 대형 유통사들이 기업형슈퍼마켓(SSM)에 이어 도매업에까지 진출하려 한다고 지적한 뒤 “겉으론 상생을 말하면서 손을 내밀지만 뒤로는 뒤통수치는 격”이라고 대기업의 태도를 비판했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이날 회견에 대해 “업종별 대표들이 모여 대·중소기업의 상생에 대한 포괄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고통도 함께 분담하고 성과도 공유해야 한다.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상생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 스스로도 하도급이나 납품을 둘러싼 관행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못 미친다는 점은 인정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했던 대기업이 이제는 위상도 올라갔는데 하도급 업체를 쥐어짜기만 한다면 (밖에서) 무엇이라 생각하겠냐”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