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유학생이 본 ‘한국 대박 상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4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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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을 유럽 식당 메뉴에 올리면 진출 초기 연간 70만 유로(약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후 유럽 전역에 확산되면 새로운 바비큐 문화 창출도 가능할 것입니다."

2008년부터 KAIST 경영대학 경영학석사(MBA)과정에 교환학생으로 있는 러시아출신 이반 이바노프 씨(28)는 삼겹살을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한국의 대표적 아이템'으로 꼽았다. 그는 "돼지고기는 유럽에서 1㎏에 4유로(약 6000원) 정도로 비교적 싼데다 손님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 먹기 때문에 요리사를 고용할 필요가 없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많은 독일에 삼겹살 문화를 퍼뜨리면 유럽 전역에 새로운 바비큐 문화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KAIST 경영대 MBA과정에 있는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 비즈니스와 문화'수업의 연구과제로 제시된 '외국에서 성공할 만한 한국 아이템'으로 삼겹살, 종업원 호출버튼, 스티커사진기 등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스티커사진기를 '대박 품목'으로 고른 학생은 프랑스 출신 유학생 로랑 르페이 씨(23·여) 등 3명이었다. 이들은 "스티커 사진은 최근 파리에서 열린 '만화포럼' 행사에 잠깐 선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프랑스에서는 무명의 상품"이라며 "샹젤리제 거리 등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 스티커 사진기를 설치하면 8~26세 여성 중 약 5%인 8만 여 명이 사진을 찍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2~3명씩 무리를 지어 한 달에 두 번씩만 이용해도 1년에 317만 유로(약 47억970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점원 호출버튼은 태국 식당이나 서유럽의 명소 근처 레스토랑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학생들은 내다봤다. 외국인 손님이 많이 몰리는 레스토랑에서 이 벨을 도입하면 주문을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어 고객과 업소 주인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분석이다. 태국에서 온 새린느 시마락 씨(28·여)는 "건물 밖에서 식사를 하는 '테라스' 문화가 발달한 서유럽에서 호출버튼이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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