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사퇴로 한국경영자총협회에 이어 전경련 회장석도 공석이 됐다. 이처럼 경제5단체 중 두 곳이 수장이 없는 상태가 되면서 경제단체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전경련에서 의욕적으로 일해 왔던 조 회장이 6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전경련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조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취임했던 2007년 3월은 ‘전경련 무용론’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경련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힌 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이런 활동으로 격월로 열리는 회장단 회의의 참석자가 과거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전경련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일도 늘어났다. 수도권 규제 완화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이 전경련이 주도했던 대표적인 규제개혁 사례다.
전경련은 부회장 21명으로 구성된 회장단과 재계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8월 임시총회를 열어 새 회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첫손에 꼽히는 재계 총수는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삼성이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인 데다 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국제적 인물로도 적합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그동안 여러 번 회장직 제의를 거절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도 강력한 리더십으로 적임자로 꼽히지만 본인은 외부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태원 SK 회장도 4대 그룹에 포함돼 있지만 전경련 회장직을 맡기에는 아직 젊다는 게 단점이다. 이 밖에 조양호 한진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창수 GS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등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경총 역시 올 2월 이수영 경총 회장(OCI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 5개월째 회장직 공석 상태다. 재계에서 노동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경총은 이달부터 시행된 유급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로 경제계 현안의 한가운데에 있지만 회장의 공석으로 위상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타임오프제로 노사갈등이 전면에 불거지면서 그나마 거론됐던 회장 후보들조차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