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Today]‘파괴적 기술’ 애플을 보면 ‘새 주도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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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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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영학계의 구루 중 한 명인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현대 경영학에 남긴 중요한 업적 중 하나는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라는 개념의 도입이다. 이는 기존의 성능개선 궤적을 파괴하거나 혹은 성능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가장 비근한 예를 미국의 애플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정보기술(IT) 기기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아이팟 출시 전에 비해 35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시가총액이 1.1배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눈부신 비약이다.

‘파괴적 기술’을 언급하는 이유는 국내 증시가 유동성 랠리와 과도기적인 구간을 거쳐 실적장세로 이행하려는 시점에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파괴적 기술의 성격을 가진 새로운 주도주의 출현이 필요하다. 실제로 과거 국내 증시에서도 실적장세가 형성될 때마다 기존의 주도주를 능가하는 혁신적 성격의 주도주가 나타났었다.

첫 번째는 1985년 12월∼1989년 3월에 나타난 상승랠리다. 코스피는 3저(저유가, 저금리, 엔화대비 원화약세)를 바탕으로 514%나 급등했다. 이 당시 트로이카주(건설 무역 금융업종)가 주도주로 급부상하며 각광을 받았다. 두 번째는 1992년 9월∼1994년 10월이다. 외국인투자가의 국내 주식투자 허용으로 코스피는 115%나 상승했다. 당시에는 저(低)주가수익비율(PER)주와 블루칩이 새로운 주도주로 등극했다.

세 번째는 IT 열풍이 불었던 1998년 9월∼1999년 12월이다. 코스피는 231% 상승했고 이 기간 IT업종과 벤처기업지수는 각각 353%와 979%나 급등하며 주도주로 부각됐다. 마지막으로 2003년 3월∼2007년 10월의 상승랠리 구간이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브릭스의 부각과 적립식펀드 열풍으로 코스피는 285%나 상승했다. 당시 중국 관련주(철강 조선 해운)가 증시에서 급부상했다.

현 상황에서 다음 주도주는 무엇일까. 앞서 언급한 애플의 발전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IT 기기의 새로운 진화는 여타 산업과의 융합을 이루며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이 바탕에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애플이 성공한 것은 기기 자체의 우수성도 있지만 이를 충분히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고성능의 IT 기기도 소프트웨어의 지원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패러다임이 창출될 곳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곳은 IT 분야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시장이라 할 것이다.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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