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M&A돼도 ‘대우’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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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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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세탁기 등 신제품 발표
이성 사장 “매각협상 이르면 7월께 끝날것”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대우일렉트로닉스가 28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을 한자리에 모아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이성 사장(왼쪽)은 “회사는 아직 굳건하다”라고 말했다. 오른쪽은 대우일렉 가전 브랜드 ‘클라쎄’ 모델인 변정민 씨. 사진 제공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대우일렉트로닉스가 28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을 한자리에 모아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이성 사장(왼쪽)은 “회사는 아직 굳건하다”라고 말했다. 오른쪽은 대우일렉 가전 브랜드 ‘클라쎄’ 모델인 변정민 씨. 사진 제공 대우일렉트로닉스
28일 오전 10시 반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 양문형 냉장고와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번쩍거리는 ‘백색가전’ 25개가 일렬로 서 있었다. ‘클라쎄’ 마크가 찍힌 이 제품들은 모두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내놓은 신제품. 인조가죽을 씌운 냉장고, 1인 가정을 겨냥한 소형 전자레인지, 월 소비전력 31kWh의 절전형 냉장고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이 많았다. 매년 신제품을 내놓고 발표회를 갖지만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세 품목을 한자리에 모아 대대적으로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행사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대우일렉은 굳건하다”라는 것.

대우일렉의 매각 작업은 이미 두 차례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이란계 가전업체인 엔텍코프 인더스트리얼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세 번째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이번엔 뭔가 잘될 것 같아 대대적인 신제품 발표회를 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최근 실적도 한몫했다. 대우일렉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272억 원으로 2008년보다 40%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10억 원으로 13배 늘었다.

이성 사장은 매각 작업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사장은 “2개월간 실사가 진행된 뒤 이르면 7월에 협상이 완료될 수도 있다”며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워크아웃 과정에서 1만5000명에 이르던 직원이 1300명으로 줄었고 이미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정리한 상태라 새로 인수하는 회사는 부담을 덜었다”며 매각 후 인력 구조조정이 불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대우일렉트로닉스’라는 브랜드는 지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 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대우 브랜드의 위상은 괜찮은 편”이라며 “매각 후 오히려 브랜드 마케팅에 투자를 늘려 글로벌 시장에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제품 발표회는 열었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경쟁사처럼 대대적인 마케팅을 할 만한 여력은 없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대우일렉 측은 경쟁사 제품들보다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위주로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대우일렉 디자인연구소 백기호 상무는 “한국의 가전시장은 업체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터프한’ 시장이기에 여기서 살아남는다면 어느 해외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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