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세미테크, 코스닥 매매정지 후폭풍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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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유망업체가 갑자기 퇴출위기” 부글
회사측 “상장폐지 막기 위해 이의신청 낼 것”
“작년 246억 흑자→224억 적자” 정정 공시

24일 회계법인의 감사거절로 매매거래가 정지된 코스닥시장의 네오세미테크가 25일 정정공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246억 원 흑자에서 224억 원 적자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453억 원에서 979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313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줄였다.

회사 측은 “외부 감사인의 감사 결과를 반영했다”며 “매출 원가 자료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없다는 지적은 오해이기 때문에 이의신청을 하고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감사를 맡은 대주회계법인은 “회사가 정정공시를 했지만 우리가 지적한 문제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전날 대주회계법인은 총자산의 35%를 차지하는 유형자산의 거래가 적절히 기록되지 않았고 네오세미테크 측에서 충분한 자료를 주지 않아 감사를 적절히 수행할 수 없었다며 네오세미테크에 대해 감사거절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네오세미테크 대주주인 오명환 대표이사는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기존 설비에 우리의 노하우를 붙여 원가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팔았는데 이를 회계법인은 ‘이해할 수 없다’며 문제 삼았다”며 “주말까지 반납하면서 5000쪽이나 되는 자료를 제출했는데 감사범위 제한이라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대주회계법인 관계자는 “증빙자료만 아니라 실제 조사와 인터뷰까지 다방면에 걸쳐 심각하게 고려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아무리 자료가 많아도 회계감사에 맞는 충분하고 적합한 자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종목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큰 혼돈에 빠졌다. 자본잠식도 없던 회사가 갑자기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하루 만에 갑자기 흑자에서 적자로 바뀐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카페회원 110여 명이 이 종목에만 총 900억 원가량 투자하고 있다는 한 투자카페의 운영자는 “이 기업은 글로벌 특허도 많이 갖고 있고 시가총액이 한때 8000억 원을 넘던 중견기업인데 갑자기 상장폐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1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한 직장인은 이날 한 투자카페에 올린 글에서 “어제부터 잠도 못 자고 아무것도 못 먹고 담배만 연방 피워대고 있다”고 적었다.

금융감독원은 “공시된 실적을 정정 공시하는 기업 가운데 일정한 의혹이 발견되면 감리에 착수하게 된다”며 “현재 어느 기업의 감리에 착수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네오세미테크는 다음 달 2일까지 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이의신청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상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그동안 회사는 기존 회계법인에 재감사 요구를 할 수 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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