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제대로 넘길 수 있을까… 두 기업의 힘겨운 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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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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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회생 안간힘
“1000억 지원 못받으면…” 신차 C200개발 좌초위기

“회생계획 인가만 받아내면 술술 풀릴 줄 알았는데….”

22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쌍용자동차 최상진 기획재무본부장은 연방 담배를 입에 물었다. 77일간의 장기파업을 마치고 신차 C200 출시로 새롭게 비상하려던 계획이 자금난에 부닥쳐 좌초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는 “신차 C200이 양산 직전인 금형제작 단계까지 왔지만 개발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산업은행에 요청한 자금 2500억 원 가운데 1000억 원가량을 조속히 지원 받아야 쌍용차에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9월 파업을 마무리한 뒤 구조조정 이행과 바뀐 노사관계 등을 앞세워 같은 해 12월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존 차량의 판매량이 예상만큼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데다 자산 매각으로 마련한 현금도 각종 운영비로 많이 써버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량은 4601대로 과거 대주주였던 상하이차가 경영철수를 선언한 지난해 1월(1644대)에 비해선 늘었으나 전달(5379대)보다는 14.5% 감소했다. 특히 정부의 노후차 세제지원 정책이 작년 말로 끝나면서 수출보다 내수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폭이 더 컸다. 현 수준의 판매량이 지속된다면 회사 측이 예측한 월간 손익분기점(7200대)은 물론이고 올해 판매목표인 8만5000대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쌍용차로서는 자금지원을 받아 신차 출시를 최대한 앞당기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 노조는 24, 25일 경기 평택시와 주변 도시에서 산업은행 자금지원을 촉구하는 대(對)국민 홍보전을 벌이는 등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현대아산 관광재개 기대
“금강산관광 잘 안풀려…” 인원 줄이고 급여 깎고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같은 해 11월 개성관광 중단 이후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현대아산은 남북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엄혹한 시련기가 지속되고 있다. 다음 달 초 서울 종로구 계동을 떠나 종로구 연지동으로 사옥도 옮길 예정이어서 이래저래 뒤숭숭한 분위기다.

24일 현재 현대아산 직원은 387명. 금강산 관광 중단 전 1084명에서 697명을 감축했다. 순환재택근무와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을 여러 차례했으며 지금까지도 임직원 일부 급여에 대해 유보 또는 삭감 조치를 하고 있다. 직원들의 경우 급여 5%는 반납하고 추가로 5%에 대해서는 지급을 유보했으며 부서장은 5% 반납 및 10% 유보, 임원은 급여 10% 반납, 20% 유보 상태다. 2008년 말 통일부에서 대출 받은 남북협력기금 70억 원은 전액을 협력사 지원에 사용했다. 올해 1월 말 현재 현대아산과 협력사의 누적 매출 손실액은 약 34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금강산·개성 관광사업 중단 뒤에는 국내 건설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경기 포천, 강원 철원 주변을 둘러보는 평화생태체험 관광, 행사용역 대행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익은 크지 않다. 건설사업은 지난해 수주 규모가 17건, 1349억 원이며 평화생태체험 관광객은 매달 평균 900여 명 수준이다.

지금도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금강산에는 80여 명, 개성에는 50여 명이 체류하며 관광이 재개될 때를 대비해 현지 시설 유지관리 등을 하고 있다. 현대아산 측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른 시일에 반드시 관광이 재개될 것이라는 일념으로 묵묵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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