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국내 도요타 안전성 조사맡은 화성 자동차성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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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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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된 가속페달-매트 美서 공수
연구원 30명 투입 실험 또 실험

자동차성능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10일 리콜 결정이 내려진 도요타 캠리 엔진룸을 들여다보고 있다. 캠리 앞에 있는 자동차 바닥 매트들은 도요타 리콜 사태의 원인이 됐던 ‘가속 페달이 매트에 걸리는 현상’이 실제 생기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다. 화성=황진영 기자
자동차성능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10일 리콜 결정이 내려진 도요타 캠리 엔진룸을 들여다보고 있다. 캠리 앞에 있는 자동차 바닥 매트들은 도요타 리콜 사태의 원인이 됐던 ‘가속 페달이 매트에 걸리는 현상’이 실제 생기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다. 화성=황진영 기자
10일 경기 화성시 송산면 자동차성능연구소 미래차 시험동 검사실. 자동차 엔진 소리가 요란한 검사실로 들어서자 도요타 캠리와 렉서스 ES350이 나란히 서 있었다. 승용차 앞에는 모양과 재질이 각각 다른 자동차 바닥 매트 15개가 두 줄로 늘어서 있다.

연구원들은 엔진을 켠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은 뒤 가속페달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확인했다. 매트를 하나씩 운전석 밑에 깐 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 실험을 계속했다. 도요타 리콜 사태의 발단이 된 가속페달이 바닥 매트에 걸리는 현상이 생기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문종인 책임연구원은 “가속페달 결함은 도요타에서 생산한 차량에 한정된 문제지만, 바닥 매트 현상은 도요타 차량이 아니더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바닥 매트를 모두 사 와서 도요타에서 생긴 것과 같은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7년 설립된 자동차성능연구소는 교통안전공단 산하 연구기관으로 국내 생산 자동차의 충돌 테스트 및 각종 안전 기준 적합 여부를 판정하는 곳이다. 자동차 결함을 조사하는 유일한 연구소이지만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위치도 서울 강남에서 승용차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한적한 곳에 있다.

이런 자동차성능연구소가 한국에서 판매된 도요타 차량의 안전성을 조사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도요타 리콜 사태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서 연구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30명이 넘는 연구 인력을 도요타 리콜 관련 업무에 투입했다. 미국 판매 렉서스에 장착된 가속페달과 바닥 매트를 미국에서 긴급 공수해 왔다. 리콜 사태의 주무 부서인 기준연구실 소속 연구원 14명 중 8명은 브레이크 결함으로 리콜이 결정된 프리우스를 조사하기 위해 출장가고 없었다. 빠른 조사를 위해서는 문제가 된 차량과 같은 차량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차량 소유주가 있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

연구소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렉서스와 캠리에 들어가는 가속페달이 미국에서 리콜 결정이 내려진 부품과 모양 및 재질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고, 지금은 한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가속페달 자체에 결함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연구소 창립 멤버인 용기중 연구기획실장은 “연구소가 설립된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김진영 소장은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차량에서 문제가 생기면 보상을 받거나 수리를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차량에서도 결함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동차 결함 신고센터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자동차 관련 문제점이 나타나면 홈페이지(www.car.go.kr)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화성=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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