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바 - GE히타치 ‘한국 UAE원전 수주’에 절치부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원전 단가낮추기 총력… 한국 향후 입찰 악재로
건설 전과정 재검토 나서… 中-印업체와 협력도 추진

원자력발전소 건설 시장의 기존 강자들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경쟁에서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에 밀린 뒤 절치부심(切齒腐心)하고 있다. 아레바와 GE-히타치 등 세계적 원전 기업들은 특히 주요 패인으로 꼽혔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가 낮추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 한전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프랑스의 원전기업인 아레바와 미국 일본 기업의 합자회사인 GE-히타치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전 건설의 모든 과정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는 UAE 입찰에서 한국형 원전(APR-1400)이 아레바의 3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보다 30%가량 싼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레바와 GE-히타치는 인력, 기술, 정보, 자원 등 원전 건설의 모든 부문에서 비용을 낮출 방법을 찾기 위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아시아 등 서구 이외의 국가들과 손잡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아레바는 토목공사 비용을 프랑스의 4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인도, 중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아레바와 GE-히타치 등이 가격을 어느 정도 낮추는 데 성공하더라도 한국형 원전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한국의 원전 가동률은 93.3%로 세계 평균 79.4%를 크게 웃돌았다. 또 EPR와 ABWR(GE-히타치 모델)의 kW당 건설단가는 모두 2900달러인 데 비해 APR-1400은 2300달러에 불과해 경제성이 높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황주호 교수는 “현재 세계 시장에서 한국형 원전의 상품성은 상당히 뛰어나다”며 “경쟁자들이 장기적으로는 새 모델을 개발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답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을 주요 경쟁상대로 인식하면서 앞으로 수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훈 지경부 자원개발원자력정책관은 “상대가 앞으로 한국을 경쟁상대로 놓고 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을 차분히 준비하며 세계 원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용 한전 UAE원전사업단장은 “상대방의 움직임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상대에 맞춰서 전략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