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아이패드-킨들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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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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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새 전자책 이번주 공개… LG, 월말 3G단말기 선보여
무선 인터넷 내장-콘텐츠 강화
신성장 e북시장 진입 잰걸음

“‘삼성 전자책(SNE-50K)’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보문고 강남점에 이런 문구가 걸렸다. ‘SNE-50K’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가 교보문고와 손을 잡고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내놓은 전자책 단말기. 지난해 전자업계 최고 화두 중 하나가 ‘e북’일 정도로 전자책 단말기 사업은 전자업계에서는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년도 안 된 이 단말기를 곧 단종시킬 예정이다. SNE-50K는 전자책 단말기 자체의 성능은 둘째로 쳐도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데다 콘텐츠가 부실해 ‘벽돌 단말기’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에 6인치짜리 새로운 전자책을 공개한다. SNE-50K가 국내용이고 ‘테스트용’이었다면 새로운 단말기는 세계시장용, 그리고 ‘실전용’이라는 말과 함께….

○ 인터넷 달고 ‘구글’과 결합하고

삼성전자가 내놓을 6인치 전자책 단말기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박람회 ‘CES2010’에서 공개된 제품이다. 슬라이드형 키패드가 달렸고 MP3플레이어를 내장해 책을 보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콘텐츠’를 강화할 예정이다. 무선 인터넷이 연결되기 때문에 케이블이 없어도 단말기만 있으면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여기에 ‘구글’의 전자도서관 ‘구글북스’와 제휴해 700만 권 이상의 책들을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전자책 사업 원년으로 삼고 5인치부터 7, 9인치까지 총 4개의 단말기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텐츠를 강화하는 움직임은 LG계열도 마찬가지다. LG계열은 인터파크와 함께 이달 말 3세대(3G) 통신망을 이용한 6인치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는다. LG이노텍이 기기를 만들고 LG텔레콤이 통신망을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어디서나 인터파크의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다. 데이터 요금은 무료다. 하반기(7∼12월)에는 구부러지는 전자종이를 개발한 LG디스플레이와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각종 작업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형 단말기를 만드는 것이 LG전자의 목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현재 상품기획팀 아래 ‘이노베이션 디바이스 기획 그룹’을 만들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전자책 시장을 이끌었던 아이리버도 3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현재 유럽 콘텐츠 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 걸음마 단계인 국내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08년 6991만 달러였던 세계 e북 시장은 올해 8억5054만 달러에 이어 2015년에는 1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자업체들은 CES2010을 통해 ‘제2의 킨들’을 외치며 너도나도 단말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지난주 애플은 태블릿 컴퓨터 ‘아이패드’와 함께 e북 콘텐츠 마켓인 ‘아이북스’까지 발표하며 아마존 ‘킨들’이 독주하는 e북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나 LG계열 등 국내 대표 전자업계가 달라붙었지만 국내 전자책 단말기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평가된다.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은 해외 업체와 경쟁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전자책 단말기 ‘스토리’를 내놓은 아이리버 마케팅팀 이상원 부장은 “‘킨들’뿐 아니라 아이패드나 스마트폰 등 대체 단말기와의 경쟁도 감안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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