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KB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해 공동 종합검사에 착수한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 KB금융지주의 분위기는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 4층과 13층에 마련된 검사장에는 은행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렸고 로비는 평소보다 썰렁했다. 김재명 기자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관치(官治)금융’ 논란을 빚고 있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공동 종합검사에 착수했다. 이번 공동검사는 지난해 9월 한은이 금감원과 정보공유 및 공동검사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은행 본점 4층 대강당에 검사실을 마련하고 검사를 시작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에 30명, KB금융지주에 12명의 검사 인력을 투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기간은 4주간으로 다음 달 10일에 끝난다”며 “검사 인력과 기간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16∼23일 실시한 사전검사 결과와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인수의 절차상 하자 △영화 투자에 따른 손실 △사외이사들의 이해상충 문제 △커버드본드 관련 손실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한은도 7층에 검사장을 차리고 외국환 업무와 리스크 관리, 지급결제 업무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한은과 금감원의 MOU에 따르면 한은이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공동검사를 요구하면 금감원은 한 달 안에 응해야 한다. 한은은 국민은행에 8명, KB금융지주에 1명을 파견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대형 은행인 데다 2007년 11월 이후 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인원을 1명 늘렸다”며 “대형 은행에 대해서는 금감원과 마찬가지로 한은도 매년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검사에서 강정원 KB금융지주 회장대행 겸 국민은행장이 재직 중 투자 등을 결정하면서 필수적인 절차를 무시했거나,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한 것으로 나타나면 10월까지인 행장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최종 검사결과는 5월이 돼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검사에서 큰 잘못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강 회장대행의 내정자 지위 사퇴를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이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한편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금융당국을 성토했다. 노조는 ‘관치금융이 아니라면 그 증거를 보여라’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예전에 검사를 통해 별 문제가 없다고 한 과거의 투자사례를 다시 끄집어내 그 책임을 묻는 것은 명백한 경영권 침해이자 자율성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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