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KB회장 내정자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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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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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관계자, 지난달초 추천위 선출 직전 사퇴종용 전화

국민銀행장직은 유지

지난해 12월 3일 KB금융지주 회장 최종후보로 선출됐던 강정원 국민은행장(사진)이 후보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에 앞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가 KB금융 회장 후보를 확정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기 전 강 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확인돼 관치(官治)금융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강 행장은 12월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KB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에 참석해 “회장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국민은행 행장직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강 행장을 회장으로 공식 선출하기 위해 1월 7일 열기로 했던 KB금융 임시 주주총회는 취소됐다.

강 행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회장 후보 선임절차가 불공정했다는 비판여론이 있는 현실에서 계속 회장선임 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KB금융과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회장 내정자 지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행장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금융당국이 사퇴를 직간접적으로 종용하며 압박했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고위 인사가 지난해 12월 초 강 행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외이사들이 중립적이지 않아 공정성 논란이 있다”며 “2010년 초 사외이사제도를 개편한 뒤 회장을 선출할 때 회장 후보로 나오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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