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일 KB금융지주 회장 최종후보로 선출됐던 강정원 국민은행장(사진)이 후보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에 앞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가 KB금융 회장 후보를 확정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기 전 강 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확인돼 관치(官治)금융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강 행장은 12월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KB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에 참석해 “회장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국민은행 행장직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강 행장을 회장으로 공식 선출하기 위해 1월 7일 열기로 했던 KB금융 임시 주주총회는 취소됐다.
강 행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회장 후보 선임절차가 불공정했다는 비판여론이 있는 현실에서 계속 회장선임 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KB금융과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회장 내정자 지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행장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금융당국이 사퇴를 직간접적으로 종용하며 압박했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고위 인사가 지난해 12월 초 강 행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외이사들이 중립적이지 않아 공정성 논란이 있다”며 “2010년 초 사외이사제도를 개편한 뒤 회장을 선출할 때 회장 후보로 나오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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