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늘어나 관광 활성화된다는데…기업들, 레저사업 눈길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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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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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관광단지 기대
이랜드, 비즈호텔 검토
한화, 리조트사업 확대
동양, 대규모 시설 추진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에버랜드는 1976년 개장 이후 올해 11월까지 1억7100만 명이 찾은 국내 대표적인 테마파크다. 작년 한 해만 810만 명이 찾을 정도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도 잘 알려진 관광지이지만 이곳의 시설 명칭은 ‘유원지’다. 650만 m²(196만6000여 평)에 이르는 테마파크치고는 초라한 위상이다. 에버랜드는 이 일대를 관광거점으로 개발하기 위해 2002년부터 관광단지로 지정해 달라며 주무관청에 요청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신청이 반려됐다.

6월 에버랜드는 다시 관광단지 지정 신청서를 경기도에 제출했다. 마침 정부가 관광산업 선진화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한 만큼 에버랜드 내부적으로는 이번만큼은 관광단지 지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나 행정 편의 외에도 관광객 수백만 명이 찾는 관광거점으로서의 지위를 찾고 싶은 것”이라며 관광단지 지정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에버랜드는 관광단지로 지정되면 단지 안에 호텔과 콘도 등 관광숙박시설과 스키장, 골프연습장, 전문식당가 등을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공휴일 도입 등 정부의 관광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한 경제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인건비 부담을 들며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지만 레저사업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기업들은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최근 레저업계 인수합병 이슈 중 하나가 이랜드그룹의 한국콘도 인수. 이랜드는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콘도 6곳을 인수하며 대명, 한화에 이어 레저업계 3위로 부상했다. 이랜드는 한국콘도 인수를 계기로 비즈니스호텔과 여행업 참여를 검토하는 등 레저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랜드는 최근 경기 용인에 있는 88CC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한화그룹 계열 한화리조트도 월드건설이 사이판에서 운영하는 월드리조트를 인수하며 레저사업 확대에 나섰다.

동양그룹은 한일합섬 인수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형사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마무리되는 대로 강원 속초 영랑호 인근 한일합섬 터 등을 활용해 레저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멘트사업의 주 사업장인 삼척에 골프장을 비롯한 대규모 레저시설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습지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그룹은 8월 국내 여행업계 처음으로 적립식 여행상품 ‘휴미락’을 선보이며 레저사업을 교육, 생활가전에 이은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서울 경복궁 인근에 7성급 호텔을 포함한 문화복합단지 건립을 추진 중이다.

기업들의 레저산업 진출이 활발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관광산업 선진화 방안이 민간 기업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낼 만한 ‘당근’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레저산업 특성상 투자금액 회수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끌어내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 이를테면 산업단지나 유통단지는 기업이 용지를 구입할 때 취득세와 등록세가 면제되는 데 비해 관광단지는 세 감면 혜택이 이에 못미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제조업의 8배에 달하는 관광산업에 대한 과도한 세금부담 등 차별적 규제가 국내 관광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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