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車 값 싸졌지만 점유율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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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로 수입된 미국 자동차 가격은 싸졌지만 시장 점유율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로 수입된 미국산 차량은 총 6911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3% 줄었다. 이 기간에 미국 자동차 수입액은 1억195만9000달러로 작년보다 41.8%나 급감했다. 미국차의 수입물량이 25.3% 감소했는데, 수입액이 41.8%나 줄어든 것은 중저가 차량이 많이 들어왔다는 의미다. 과거 미국차는 배기량 3000cc를 넘는 중대형 세단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배기량 2000cc대, 2000만∼4000만 원대 차량의 수입이 늘고 있는 추세다. 고가 선호 추세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가격의 수입차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수요 변화에 맞춰 미국 차종도 바뀌고 있지만 점유율 측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미국 ‘빅3’ 자동차업체의 국내 판매대수는 5118대로 수입차 시장 내 미국차 점유율은 10.5%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11.7%)보다 1.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미국산 수입차의 가격대가 중저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도 점유율이 하락한 것에 대해 브랜드 인지도나 품질 등 미국차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동아일보가 최근 일반인 5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차 가격이 지금보다 10% 떨어져도 국산차나 일본 유럽산 차를 사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72.9%에 이르렀다. ▶본보 16일자 A1·3면 참조
“미국값 10% 내려도 안산다” 73%
“미국차 싸게 나와도 정비 - 디자인 - 연비때문에 꺼려져”

이에 따라 미국 정치권이 비관세 장벽 등으로 미국차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저조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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