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경력 4년째인 직장인 이모 씨(31)는 요즘 다시 중소형주에 눈길이 간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중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일 때 단기 투자를 해 약간의 수익을 올렸던 기억이 요즘 계속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증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씨는 “원래는 안정적인 대형주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지만 계속 게걸음 장세가 이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게 솔직히 지루하다”며 “단기간에 성과가 뚜렷할 수 있는 괜찮은 중소형주를 슬슬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중소형주 이익 개선될 때가 투자 시점
적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 이 씨처럼 ‘요즘 장이 너무 지루하다’는 느낌을 품고 있다. 10월부터 주식시장에서 조정장세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끌었던 대형주들도 모두 최근에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형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한화증권 김재훈 연구원은 “지금 당장 중소형주가 두각을 나타내지 않더라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측면에서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중소형주의 상황은 대형주에 비해 좋지 않다.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 대형주의 횡보장세와는 별개로 중소형주 역시 뚜렷한 상승세가 없기 때문.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중소형주 비중을 늘리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이들은 중소형주들의 수익 개선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NH투자증권 김형렬 연구원은 “대형주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9.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소형주는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보여 올해 말까지는 중소형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다만 김형렬 연구원은 “중소형주들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영업이익이 개선될 때 투자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테마’에 매몰되지 말라
중소형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미래 성장성 못지않게 실적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중소형주는 특성상 테마성 종목들이 많은 편이고 그동안 미래의 성장성을 다소 지나치게 강조해 실적과 괴리가 큰 상황이 자주 일어났다. 신한금융투자 김효원 연구원은 “실적의 뒷받침 없이 기대감과 테마에 편승해 올라갔던 상당수 종목들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중소형주에 단기 투자할 때도 테마성 재료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다. 김효원 연구원은 “테마성 재료들은 주가에 이미 반영됐거나 단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면 지수 조정 과정에서 후유증이 오래간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3, 4분기 실적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