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125조 원으로 국내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이르면 내년 6월경 주식시장에 상장된다. 삼성생명은 16일 내년 상반기 상장 방침을 확정하고 주간사회사 선정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15년까지 세계 15위(현재 20위) 생명보험사로 성장하려면 상장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상장으로 재무 건전성이 확보되고 경영 투명성이 강화되면 보험 계약자와 주주에게도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2월 초 주간사회사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며 상장예비심사와 공모를 거쳐 내년 6월경엔 상장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상장에는 삼성생명 주식을 매각해 삼성자동차 채무를 갚으려는 삼성그룹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1999년 삼성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당시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를 총 2조4500억 원(주당 70만 원)에 매각해 채무를 상환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그러나 삼성생명 상장이 미뤄지면서 채권단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해 2월 1심 판결에서 남은 채무와 지연이자 총 2조3238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삼성그룹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이 조정을 시도하는 소송이 마무리되는 대로 삼성생명 지분을 팔아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으로 9월 말 현재 20.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에버랜드(13.34%)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및 계열사 지분이 전체의 45.76%를 차지하고 있어 채무상환을 위해 이 전 회장이 일부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삼성생명의 지배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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