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보 노조, 이면합의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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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임금 5% 삭감… 정권 바뀌면 15% 인상”
사측 “부당하다” 즉각 거부

금융 공기업인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이 이달 중순 “올해 임금을 깎는 대신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끝난 뒤 임금을 대폭 인상한다”는 이면계약을 회사 측에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예보 고위 관계자는 27일 본보 기자와 만나 “최근 노조가 올해 임금을 5% 인하하는 방안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3년 뒤인 2013년 임금을 한꺼번에 15% 이상 올리는 내용의 이면계약을 맺고 공증까지 받자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조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즉각 거부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공기업들이 일자리 창출 재원 마련에 동참하라는 정부 권고에 따라 임금 삭감 방안을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노조가 이면계약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계 “일부 공기업 이미 계약”

금융계에서는 일부 금융 공기업이 예보 노동조합이 요구한 것과 비슷한 내용의 이면계약을 이미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공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 온 공기업 혁신을 무력화하는 이면계약을 한 것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예보는 노조와 더는 협상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평직원에 대한 임금 인하를 포기하는 대신 팀장급 이상 간부의 임금을 5% 내리고 시간외 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토록 업무지침을 바꿔 2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면계약 요구와 관련해 성민호 예보 노조위원장은 “협상 과정에서 지나가다 한 말일 뿐 문서화된 건 없다”며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시스템인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예보의 2008년 1인당 평균 보수는 7000만 원이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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