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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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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일본 금융시장과 수출 부문에 빨간불이 켜졌다.
2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 기준으로 달러당 89.22엔까지 하락해 심리적 지지선인 90엔이 깨졌다. 엔화 매수세가 몰리면서 오전 한때 88.23엔까지 급락하며 8개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는 10,000엔이 붕괴됐다가 간신히 반등해 10,009.52엔(―2.50%)에서 장을 마쳤다.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값이 오른 엔화는 새로 출범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이 엔화 강세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오름세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지난주 미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재무상이 현지 기자회견에서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한 뒤 미국 외환시장에서도 엔화는 급등세를 보였다.
하토야마 정권은 엔화 가치를 높여 국내 소비력을 키우고 내수 확대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이전 정권이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엔화 약세 기조를 유지해왔던 것과는 달라진 흐름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엔화 강세가 일본 정부의 정책변화 구상을 시험대에 올려놨다”며 “내수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수출 감소가 가져올 경제적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증시에서도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전자 관련주의 낙폭이 컸다. 엔화가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8월보다 30%가량 오르면서 일본 기업들은 한국과 대만, 중국 등과의 해외시장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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