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안당했다고 협박… 상급단체 할일이냐”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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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노총 탈퇴 이끈 조합원 조운상 씨

쌍용자동차 노조가 8일 민주노총을 탈퇴하게 된 데에는 경기 평택공장 도장2팀에서 기감(사무직의 과장급에 해당하는 생산직 직급)으로 일하는 조운상 조합원(38·사진)의 공이 컸다. 그는 조합원 투표를 위한 총회를 열기 위해 유인물을 배포하고 동료 직원들의 서명을 받으러 다녔다. 지난달 배포한 호소문에서는 “노조가 살고 회사가 살기 위해서는 상급단체와의 결별이 첫 번째 단추”라며 “상급단체는 우리의 진정한 고용안정보다 무모한 대(對)정부 정치 투쟁을 주도해 회사 전체를 위기로 몰고 갔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한 이유는….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노사가 갈등을 빚을 때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서로가 합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이것을 정치 파업으로 가져가서 쌍용차가 파산 지경으로 가는 아픔을 겪었다.”

―구체적으로 민주노총에 실망한 부분이 있다면….

“상급단체가 1000명씩 와서 ‘산 자’(정리해고 통보를 받지 않은 직원)에 대한 폭언과 협박을 했다. 반면에 (공장 점거 파업 중이던) 970여 명에 대해서는 어떤 해결책도 내지 못하고 대안 없는 싸움을 계속했다. 생수 따위를 들여보내 주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인지 의문이 갔다.”

―민주노총에서는 총회 소집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노조 규약에 따라 조합원 3분의 2(약 1900명)의 서명을 받았다. 지부장(노조위원장) 직무대행에게 소집 요청을 해야 한다지만 당시 지부장 직무대행은 해고자 신분이었다. 금속노조에서는 지부 단위로는 탈퇴를 할 수가 없고 조합원 개개인이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해야만 탈퇴가 가능하다면 그렇게라도 하겠다. 그러나 전 조합원의 뜻이 총회로 판가름됐는데도 계속 그렇게 주장하는 건 문제다. 총회를 통해 조합원이 분명히 의견을 표명한 것이고 이후 문제는 법적인 검토를 하겠다.”

평택=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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