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진출, 휴대폰 시장 ´박터진다´

  • 입력 2009년 9월 1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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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시스가 국내 휴대폰 시장에 진출, 업계에 어떤 판도 변화를 몰고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텔레시스의 휴대폰시장 진출로 국내시장에는 삼성전자 ´애니콜´과 LG전자 ´싸이언´, 팬택계열 ´스카이´. KT테크 ´에버´에 이어 5번째 토종브랜드가 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8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강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팬택계열과 KT테크, SK텔레시스가 15%의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노키아와 소니에릭슨 등 외산폰은 국내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애플 아이폰의 출시가 가시화 되고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7월 기준으로 내수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총 판매량(257만대)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35만대, 83만대를 팔아 각각 53%, 32.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팬택계열과 KT테크가 15%에 못미치는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 SK텔레시스 등장, 업계 재편되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장 지배력을 점차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며, 회생절차를 거치고 있는 팬택계열도 풀터치스크린폰 ´큐브릭´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는 10월 브랜드 ´W´로 시장 진출을 선언한 SK텔레텍의 가세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만 SK텔레시스는 공격적인 경쟁보다는 감성전략을 중심으로 한 틈새시장 공략을 선택했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기존 업체들과 경쟁을 하기 보다는 매니아 층을 위주로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시스는 제품 개발과 디자인에만 집중하고 자체공장은 보유하지 않은 채 생산은 외주에 전적으로 맡기기로 했다.

SK텔레시스의 초반 목표는 월 3만대 가량이다. 7월 내수시장 기준으로는 시장 점유율은 1%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SK텔레시스는 다음제품이 나오는 4개월 이후에는 목표치를 좀더 높여 잡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시스가 포화된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변화를 줄 만큼 힘을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SK텔레시스가 첫번째로 선보일 작품이 경쟁도 가열되고 있는 풀터치스크린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기에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시장에서 풀터치스크린폰은 삼성전자의 지배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7월 풀터치스크린폰 판매대수 79만 가운데 삼성전자는 70%인 55만대를 팔았다. 제품별로는 ´햅틱 아몰레드´ 20만대, ´연아의 햅틱´ 45만대, ´햅틱팝´ 50만대 등이다.

햅틱 아몰레드와 함께 ‘보는 휴대폰’으로 각광받고 있는 스카이 ‘큐브릭’도 지난 7월 17일 출시 이후 40여일만에 3만여대가 팔려나갔다.

게다가 10월에는 국내에 나왔있는 풀터치스크린폰 가운데 가장 큰 사이즈이며 21:9 화면비를 가진 LG전자의 ‘뉴초콜렛폰(LG-BL40)’도 출시돼 경쟁에 불이 붙을 예정이다.

또 SK텔레시스가 4년만에 휴대폰사업을 재개하는 것인 만큼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최근 정부가 이통사들의 보조금 지급을 자제시킨 탓에 단말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신제품 출시를 앞둔 SK텔레시스에 암초가 될 전망이다.

내수시장은 지난 6월 304만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이후 7월에 257만대로 줄었고, 8월에는 200만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획기적인 차별화 없이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내수시장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4년만에 진출하는 SK가 시장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팬택계열, 하반기 10% 중반 시장 점유율 지킬 것

SK텔레시스의 휴대폰 시장 진출로 바짝 긴장하는 쪽은 팬택계열이다. SK텔레시스가 당분간 SK텔레콤을 통해 휴대폰을 판매할 계획인데, 연간 200만대 가량을 SK텔레콤에 납품하는 팬택으로써는 부담이 아닐수 없다. SK텔레시스는 SK텔레콤과 지분관계가 없는 단순계열회사이지만 최태원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회장이 SK텔레시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팬택계열은 SK텔레시스의 진출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SK텔레시스를 신경쓰기 보다는 삼성·LG전자를 포함한 3강 구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팬택 계열은 상반기에는 제품 출시가 거의 없었지만 하반기에 10개 정도의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하반기에 시장점유율 10% 중반대를 노리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17일 출시한 풀터치스크린폰 ´큐브릭´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디빅스(DivX) 플레이어를 탑재, DVD급 영상을 변환과정 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보는 휴대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 시점에 주효하고 있다.

◇ 외산폰 부진, 아이폰이 최면 세울까?

국내 시장에서 외국산폰은 희귀 물건으로 취급될 정도로 신통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4월 국내시장에 진출한 노키아는 4개월여 동안 누적판매량이 2만3000대 수준이고, 3월에 진출한 대만 HTC는 더 초라한 실적이다. 그나마 지난 3월 출시한 소니에릭슨의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1´가 2만4000대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국내시장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이 외산폰으로써의 자존심을 만회할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500만대가 넘게 판매된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3G 아이폰이 탑재하고 있는 GPS 수신칩에 대한 법적인 문제 등으로 애플 아이폰의 국내 도입이 지연되고 있지만 9월 중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고객만족도가 높고 확장성이 뛰어난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마니아와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초기에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의견과, 애플의 수익 모델이 국내 이통산 수익모델과 충돌한다는 점 등의 이유로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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