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리베이트 제공 적발땐 보험약가 최대 20% 깎는다

입력 2009-07-31 02:59수정 2009-09-2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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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내달부터 처벌 강화

정부가 ‘의약품 리베이트와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의약품 유통질서를 바로잡고 약제비 거품을 빼기 위해 다음 달부터 리베이트가 확인되는 약품에 대해서는 보험약가를 최대 20% 낮추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복지부는 또 1년 이내에 동일한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되면 가중 처벌해 약가를 추가 30% 더 깎기로 했다.

가령 보험약가가 1000원으로 책정된 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1차 적발되면 보험약가는 800원이 된다. 2차 적발에는 여기에서 30% 깎인 560원으로 떨어진다. 보험약가를 낮추면 제약사의 매출액도 줄어들기 때문에 큰 불이익을 당하는 셈이다.

이번 정책은 지금까지 나온 리베이트 관련 정책 가운데 가장 파장이 클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과징금과 같은 일회성 처벌이 아니라 제약업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험약가를 강제 인하하기 때문에 업체 매출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초강수 정책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리베이트의 공급자인 제약사를 잡아야 약품 가격 거품을 걷어내고 소비자 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개 대형 제약업체가 뿌린 리베이트만 5228억 원이다.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액은 훨씬 커 2조1800억 원에 이른다는 게 공정위의 추산이다.

제약업체 단체들이 의약품 투명거래를 위해 자율적으로 정한 단일협약도 1일부터 시행된다. 이 협약은 ‘1인당 10만 원 이내의 식음료 또는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다’ 등 구체적인 금품제공의 기준을 마련했다. 복지부는 협약에서 세운 기준을 참고해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불법 리베이트를 구분할 방침이다. 과도한 접대는 규제대상이지만 정상적인 의약품 판촉활동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나 실비 차원의 학술지원활동 등은 규제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복지부는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에 대해서도 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미 5월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에 대해 2개월 자격정지와 법원에서 형량을 감경해주지 않도록 처벌을 강화한 바 있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도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을 모두 처벌하는 ‘양벌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적절한 약가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잇달아 리베이트 관행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의사들은 별로 귀담아 듣지 않는 분위기다. 의사커뮤니티 포털 ‘닥플’이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354명 중 78%인 276명은 ‘제약회사의 리베이트는 정당한 마케팅 방법이므로 양성화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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