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은행일 보러오세요”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저축銀주1회 오후9시까지 영업
직장인 겨냥… 토요일 문열기도

8일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토마토저축은행 명동지점. 오후 8시가 다 돼 가는데도 40여 명의 고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창구직원 8명이 쉬지 않고 일하지만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모든 금융회사가 문을 닫은 시간에 이곳은 오히려 고객들로 북적인다. 매주 수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이날 평소 영업마감 시간인 오후 4시를 넘겨 방문한 고객만 130명 정도였다.

회사원 최성한 씨(30)는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적금에 가입하고 싶었지만 근무시간 중에 문을 닫아 올 수 없었다”며 “야간영업하는 날에 맞춰 퇴근길에 들렀다”고 말했다. 김욱성 지점장은 “많을 때는 150명이 넘는 고객이 야간 영업시간을 이용해 적금에 가입하거나 인터넷뱅킹을 신청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이 잇달아 야간영업에 나서고 있다. 낮 시간에 영업점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을 공략해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다. 퇴근길에 영업점에 들러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는 데다 고금리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직장인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서울에 지점을 내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토마토저축은행은 5월 중순부터 매주 수요일 전국 12개 점포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했다. 4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영업마감 시간이 오후 4시로 30분 앞당겨진 뒤 업무연장을 요청하는 고객들의 요청이 쇄도하자 영업시간을 늘렸다.

W저축은행도 7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9시까지 야간영업을 시작했다. 수요일에는 오후 4시 이후에도 정기적금 가입, 인터넷뱅킹 계좌 개설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다. 앞으로 고객 이용도와 만족도에 따라 야간영업을 하는 요일을 늘려갈 계획이다. 김태권 영업기획팀 담당자는 “저축은행 특성상 지점이 많지 않아 시중은행보다 방문하기 어렵기 때문에 영업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현재 토요일 영업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서울 대치점과 경기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지점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7시까지 연장영업을 하고 있으며 스카이저축은행은 매일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것은 물론 토요일에도 낮 12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높은 편. 토마토저축은행의 이호준 팀장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자 저축은행들이 영업 경쟁 차원에서 야간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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