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여윳돈 생기면 어디에 쓰겠습니까

  • 입력 2009년 6월 29일 02시 59분


“저축하거나 빚 갚겠다” 54%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지만 서민들의 지갑은 여전히 쉽게 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0만 원의 여윳돈이 생기면 뭘 하겠냐’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저축을 하거나 빚을 갚겠다’고 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반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수도권 거주자 500명을 대상으로 가계 소비 인식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1∼6월)보다 하반기(7∼12월) 소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24%로 ‘늘리겠다(12%)’는 응답보다 2배 많았다고 28일 밝혔다. 상반기와 비슷하게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64%였다. 특히 월 1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에서는 ‘소비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가 한 가구도 없는 반면 ‘줄일 것’이라는 응답은 31.3%에 이르렀다. 월 소득 100만 원 이상∼200만 원 미만 가구에서도 ‘줄일 것(42.6%)’이란 응답이 ‘늘릴 것(8.5%)’보다 5배가량 많았다.

응답자들은 1000만 원의 여윳돈이 생겼을 때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물건 구입과 같은 소비보다는 ‘저축(31.6%)’ ‘빚 상환(22.6%)’ ‘금융자산 투자(22.4%)’ 등을 꼽았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2010년 하반기(41.8%)’란 예측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2010년 상반기(37.2%)’ ‘2011년 이후(14.4%)’ ‘올 하반기(6.6%)’ 등이 이었다. 그간 정부가 추진한 ‘일자리 추경 예산 편성’, ‘노후 자동차 교체 세제지원’ 등 소비 지원책에 대해서는 응답자 10명 중 8명꼴로 ‘별 영향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대한상의 측은 “최근의 소비심리 위축은 소득감소(18%)보다는 경기에 대한 불안감(48%)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감세, 저금리,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경기부양 정책기조가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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