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0원대까지 하락” “섣부른 기대는 금물”

  • 입력 2009년 4월 25일 02시 54분


원-달러 환율 전망 엇갈려

이달 1300원대 박스권 유지

위험 피하려면 분산거래를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0원에서 1350원 사이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앞으로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 안정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지만 환율 안정을 기대하기에 불안요인이 여전히 많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환율 하락 추세를 전제로 한 섣부른 투자는 피하고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지난해 말 달러당 1259.5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해 3월 2일에는 1570.3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급락세로 돌아서며 4월 6일 1309.5원까지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1300원대의 박스권에서 한참을 머물고 있다.

최근 한국산업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인 내림세를 보이며 4분기(10∼12월)에는 115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산은경제연구소도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자본수지가 개선되면서 환율이 꾸준한 내림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가의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불안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환율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달러 등 기축통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의 외환시장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후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1500원대까지 폭등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환율 움직임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 변동의 위험을 피하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섣부른 전망을 하기보다 추세에 따라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게 바람직한 ‘환테크’ 전략이다.

금융 전문가들이 가장 손쉬운 환테크로 추천하는 방법은 분산거래다. 환율이 요동치는 시기에 필요한 외환을 한꺼번에 거래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런 위험을 피하려면 자신이 원하는 가격대에 환율이 도달했을 때 필요한 외화를 조금씩 분산해 사거나 파는 것이 좋다.

은행들은 위험분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외화예금, 적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김재훈 외환은행 스타타워지점 PB팀장은 “중도인출에 따르는 금리 손해 없이 원하는 시기에 예치한 외화를 분할 인출할 수 있는 예금상품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유학, 어학연수 등으로 해외에 자녀를 보낸 ‘기러기 부모’들은 평소 환율에 관심을 두고 적절한 분산매입을 통해 송금할 금액을 준비해야 손해를 피할 수 있다. 일부 은행은 원화통장에 예금을 입금하면 입금 시점의 환율대로 입금액 전액을 즉시 해외로 송금해 주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환율 추이를 살피다가 희망하는 시점에 즉시 송금할 수 있다는 게 이 서비스의 장점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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