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의 ‘작은 거인’ KCI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1분


24년 연속 흑자… 시장점유율 세계 2위…

폴리머 세계시장 점유율 세계 2위. 세계 32개국 60개사 수출. 명품 화장품 로레알과 P&G, 유니레버의 거래업체. 2006년 1000만불 수출탑 수상….

이처럼 화려한 기록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으레 대기업이려니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주인공은 대표적 강소(强小)기업으로 손꼽히는 화장품 원료생산업체 KCI다. 1985년 설립돼 지난 24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알짜’ 회사다. KCI는 샴푸와 린스, 보디클렌저, 매니큐어에 들어가는 첨가물인 폴리머와 계면활성제, 레진 등을 생산한다.

KCI의 성공비결은 끈질긴 시장개척과 기술개발에 대한 욕심, 철저한 직원관리로 요약된다. KCI는 2002년 프랑스의 로레알 납품에 성공하면서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굴지의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 납품이 열리면서 유니레버 등 다른 유수의 업체들도 속속 KCI의 제품을 받게 된 것. 로레알의 문을 두드린 지 8년 만에 얻은 피땀의 결과였다. 그동안 직원들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탄 횟수만 18번에 이른다. 이 회사 윤영호 대표(55·사진)는 “전 직원이 합심해서 끈질기게 시장개척에 나선 것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 준 덕도 컸다. KCI의 연구개발(R&D) 예산 비중은 매출액의 약 5%. 지난해 이 회사 매출액은 224억 원이었다. 전체 직원(80명)의 25%는 석·박사 출신이 포함된 R&D 인력으로 구성됐다.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회사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잊지 않았다. 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직원 정년을 75세로 정해 고용안정에 힘썼다. 또 자녀양육비와 부모교통비, 출산장려금 등 중소기업으로선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복리후생제도도 도입했다. 무엇보다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신입사원 초봉을 대기업 수준인 3000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윤 대표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에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한 분야에만 전념한 것이 안정적 성장을 가져왔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