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에 10만원… 중저가호텔 납시오

  • 입력 2009년 4월 9일 03시 05분


환율 영향 日관광객 늘어

비즈니스호텔 수요 증가

롯데시티호텔 내일 오픈

美-日업체 한국 진출 계획

최근 들어 1박에 10만 원 내외면 머무를 수 있는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건립 붐이 일고 있다. 원-엔 환율 급등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비즈니스호텔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 숙박료 소공동 롯데호텔의 3분의 1

호텔롯데는 1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 마포’ 영업을 시작한다. 하루 숙박료가 소공동 롯데호텔의 3분의 1 가격인 15만∼16만 원의 중저가 호텔이지만 객실 시설은 특1급 호텔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호텔롯데 측의 설명이다.

소공동 객실에 놓인 침대와 똑같은 고급 침대를 들여놓았고 객실 넓이도 25.8∼33.1m²(7.8∼10.0평)로 비슷하다.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특1급 호텔보다 낫다.

그 대신 인건비와 운영비를 최대한 절감해 숙박비를 낮췄다. 객실당 평균 직원 수는 0.11명으로 소공동 롯데호텔의 10분의 1 수준(객실당 1명)에 불과하다. 세탁서비스는 호텔에서 직접 운영하지 않고 외부 세탁업체와 제휴해 운영하거나 호텔에 설치된 동전 세탁기를 쓰도록 했다.

‘미니바’를 없앤 대신 층마다 자동판매기를 비치했다. 대부분의 호텔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아침식사도 이곳에서는 1만5000원(부가가치세 제외)을 내고 사 먹어야 한다. 롯데시티호텔은 2012년까지 수도권에 2개와 김해 관광유통단지에 1개의 호텔을 추가로 여는 등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비즈니스호텔 춘추전국시대

한국에 들어서는 비즈니스호텔은 값은 낮추면서도 꼭 필요한 서비스나 시설은 고급화를 지향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즈니스호텔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씀씀이가 크지 않은 ‘짠돌이 여행객’부터 특1급 호텔을 선호하는 고객 일부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호텔 그룹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320객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 ‘코트야드’를 올해 8월경 열고 비즈니스호텔 시장에 진출한다. 이 호텔 관계자는 “10만 원대의 숙박료를 책정할 예정이지만 시설은 특1급에 준해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베스트웨스턴’은 앞으로 인천 송도, 서울 구로 등에 호텔을 추가로 짓는 등 10년 내 한국에 30개까지 비즈니스호텔을 늘릴 예정이다. 일본에서 건너온 비즈니스호텔 ‘토요코인’도 10년 안에 60개까지 호텔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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