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작년 순익 40% 줄었다

  • 입력 2009년 4월 6일 02시 53분


10대그룹은 양호

영업익 14% 늘어

한진-아시아나는 순손실

코스닥기업 44% 손해 나

지난해 국내 10대 그룹(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고환율과 고유가의 영향으로 항공사를 계열사로 둔 한진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기업들도 덩치는 커졌지만 환헤지 상품인 키코(KIKO) 손실 등의 여파로 절반가량은 손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 10대 그룹은 대체로 선방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의 실적은 비교적 양호했다. 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634곳 가운데 전년과 비교 가능한 563곳의 2008 사업연도 실적을 분석한 결과 10대 그룹의 총매출액은 432조5000억 원으로 2007년에 비해 18.8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에 13.95% 늘어났다.

반면 10대 그룹 계열사(65개사)를 제외한 제조, 비제조 기업(금융기업 11개사 제외) 487개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7조6076억 원으로 전년보다 8.28% 감소했다. 순이익 감소율은 79.82%로 10대 그룹 감소율(18.90%)의 네 배 이상이나 됐다. 분석 대상 기업의 전체 순이익은 2007년도에 비해 40.88% 감소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10대 그룹사의 실적이 양호했던 것은 과거에 비해 수출 국가들의 포트폴리오가 미주에서 아시아 유럽 중동으로 크게 넓어지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도 수출을 일정 부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2007년 1762억 원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1조7252억 원 순손실을 보였다. 2007년 1조271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지난해 260억 원 순손실을 입었다. 항공사를 주력 계열사로 둔 두 그룹은 지난해 유가 급등과 널뛰는 환율로 물류업계 전체가 고난을 겪으면서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 코스닥 기업, 1000원어치 팔아 25원 손해

한국거래소가 이날 발표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2008 사업연도 실적’을 보면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들은 물건은 많이 팔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불안 등의 영향으로 ‘헛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인 878개 코스닥 상장사의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3조7500억 원과 3조6400억 원으로 2007년에 비해 18.38%와 22.30% 증가했다. 그러나 순손실은 1조8000억 원에 달해 2007년 1조300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순이익 기준 적자기업이 2007년보다 175개나 늘어나면서 388개 회사(44.19%)가 지난해에 손해를 입었다. 1000원어치를 팔아서 25원가량은 손해를 본 셈이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기업분석팀장은 “상당수 수출기업이 키코 가입 등으로 영업외적인 부분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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