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반등 조짐… ‘기름진 투자’ 될까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지난해 여름 배럴당 15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가 연말에 30달러대로 내려앉은 유가가 최근 소폭 반등하면서 ‘유가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현물 가격은 지난해 12월 배럴당 31.12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이달 20일 51.25달러로 올랐다.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의 원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원유 실물에 직접 투자해 유가가 오른 만큼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이 있으면 좋겠지만, 원유 보관과 수송의 문제로 국내에 이러한 금융상품은 없다. 개인투자자가 비교적 쉽게 원유에 간접투자하는 방법으로는 해외 증시에 상장된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거나, 원유 관련 선물 및 기업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해외증시 상장된 ETF에 투자할까

해외 ETF는 굿모닝신한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해외주식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통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전화로 주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원유 ETF인 ‘US 오일 펀드 ETF’는 WTI 현물 가격의 움직임을 추종하기 위해 WTI 선물에 투자한다. 이 ETF는 20일 종가가 30.76달러로 올해 초(35.63달러)보다 13.6% 떨어졌다.

해외 ETF는 환헤지가 안 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환차손을 본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해외주식팀 유진관 과장은 “환헤지 문의가 많아 향후 기관 및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 ETF 환헤지 실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ETF는 선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현물의 움직임과 차이가 생겨, 유가가 두 배로 오르더라도 ETF 가격은 그만큼 오르지 못할 수 있다. 선물은 만기가 있어 정기적으로 다른 선물로 교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손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유 선물-기업 투자 해외펀드 가입할까

해외 펀드 가운데 삼성투신운용의 ‘삼성WTI원유 파생상품펀드’는 WTI 선물과 국내 채권에 투자한다. 이 펀드도 선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현물의 움직임과 다를 수 있다. 선물 투자분에 대해서는 환헤지를 한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 로저스커머디티인덱스’는 원자재 관련 지수인 ‘로저스 인터내셔널 커머디티 인덱스’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이 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 약 38%가 원유와 관련돼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용규 포트폴리오기획팀장은 “원유에 투자하고 싶다면 원유 생산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나, 러시아와 중동 등 유가에 따라 증시가 움직이는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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