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부회장-사원가족 편지대화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당신이 있기에 회사가”

“회사가 있기에 우리가”

지난해 말 팬택계열의 한 생산직 사원은 편지함에서 회사 로고가 찍힌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왠지 불길했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감봉이니, 감원이니 하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리던 참이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해고 통보는 아닐까?’

차마 뜯어볼 용기가 없었다. 수십 번 망설인 끝에 봉투를 열었더니 뜻밖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회사가 점차 좋아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회사를 위해 너무 열심히 일해주고 있어 당신과 당신 가족에게 항상 고맙습니다. 부회장 박병엽.’

눈물이 왈칵 솟았다.

남편을 대신해 아내 강모 씨가 답장을 썼다.

‘회사 사정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음 날 반찬을 나눠주러 앞집을 찾아갔는데 실직한 남편 분이 계시더군요. 회사와 부회장님께 감사한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퇴근은 항상 늦지만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남편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강 씨의 편지는 2장의 편지지에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했다. 박 부회장은 “이런 편지를 받고 나서 내가 어떻게 집에서 편히 쉴 수 있겠느냐”며 “직원과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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