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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9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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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떨어진 금융회사들이 수수료 인상, 부가 서비스 축소, 대출 때 다른 금융상품을 끼워 파는 ‘꺾기’ 등의 방식을 앞 다퉈 동원하고 있다.
금융회사로선 불황 극복을 위한 자구책이라지만 소비자로선 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우리은행은 4월부터 인터넷뱅킹으로 다른 은행에 이체할 때 내는 수수료를 현행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우리닷컴통장’ 가입자는 현재 자금 이체 때 전혀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는 직전 달 우리은행 계좌 평균 잔액이 10만 원 미만이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한국씨티은행은 다음 달 6일부터 5만 달러를 초과하는 미화를 해외에 보낼 때 내는 수수료를 현행 20달러에서 25달러로 인상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또 기업체에서 수출환어음을 매입한 뒤 수출대금을 미리 지급하면서 받는 수수료인 환가료 요율도 높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환가료 요율은 6일 기준 6.42%로 1월 말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카드회사들은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6월 5일부터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준이 되는 전월 실적을 산정할 때 주유이용금액은 제외하기로 했다. 매달 수십만 원을 주유하는 고객은 그만큼 포인트를 쌓지 못해 각종 할인 혜택을 덜 받게 된다.
삼성카드는 다음 달부터 놀이공원과 한국민속촌을 이용할 때 주는 할인 혜택의 조건을 현행 ‘평균 실적 10만 원 이상’에서 ‘평균 실적 20만 원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하나카드는 지난달부터 ‘하나 마이웨이’ 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을 ‘월 이용금액 10만 원 이상’에서 ‘30만 원 이상’으로 높였다.
증시 침체로 펀드 판매액이 줄자 은행 직원들이 대출 고객에게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하도록 요구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은 직원들에게 매일 5개의 금융상품을 팔도록 하고 이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금리가 낮은 엔화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적금이나 보험상품 가입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