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읽기]국내증시 ‘선방’ 계속될 지 관심

  • 입력 2009년 3월 9일 02시 57분


한은 금리결정-中전국인대 촉각

미국 시장을 비롯한 선진 시장이 하나같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지수 1,000 이상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글로벌 주가가 비슷하게 움직였던 것을 볼 때 국내 증시의 차별적 행보에 의문이 들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기관투자가가 1,000 전후에서 매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련의 해외 악재가 버티고 있지만 기관은 1,000 선에서 매수하는 전략을 길게 볼 때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달러당 원화 환율 상승에 제동이 걸린 점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신흥시장 곳곳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마치 우리 경제만 특별한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외부에 비칠 수 있다. 이로 인해 주가는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다행스럽게 원화 약세가 한풀 꺾였다. 정부의 시장개입과 환율안정 의지가 효과를 발휘했다.

주가가 차별화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대표 종목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은 지금 당장 주가가 상승할 만한 호재를 찾기 어렵다. 경기가 심하게 하강하면서 실적 전망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더 나빠지기도 어려울 정도의 상황에 몰렸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주가의 방어요인이 되고 있다.

IT와 자동차 업종은 글로벌 구조조정이 한창인데 국내 대표기업들은 구조조정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낙관적 기대가 형성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주가는 글로벌 경쟁기업에 비해 순항하는 편이다.

결국 △기관 매수에 따른 수급 개선 △한풀 꺾인 원화약세 현상 △IT와 자동차 업종에 거는 기대가 최근 국내 증시가 선전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주가의 차별화가 지속될지 모든 투자자가 궁금해하고 있지만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선진 시장 대비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주가가 빠질 때는 덜 빠지고 올라갈 때는 더 올라갈 수 있다. 그렇지만 펀더멘털(증시 기초 체력) 측면에서 대외 외풍을 차단할 수 있는 자생적 요인이 없는 이상 차별화 장세가 계속 이어지기에 무리가 있다. 따라서 미국 시장의 바닥 확인이 지연되면 될수록 우리 시장도 한두 차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금리 결정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결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던 한국은행은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환율과 물가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데, 한국은행의 선택이 궁금하다. 시장에선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전국인대는 8%대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적자예산 편성과 같은 일련의 정책을 제시했다. 당초 예상보다 미흡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추가 조치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미국은 경제지표보다는 GM 관련 뉴스와 은행 국유화 이슈를 계속 점검해야 한다.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곳곳에 암초가 버티고 있어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국내 변수로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가 예정돼 있다. 이번 만기는 물량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만기 당일까지 증시 수급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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