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적자 내고… 가스公, 850억원 이상한 배당

  • 입력 2009년 3월 9일 02시 57분


한국가스공사가 실질적으로 조 단위가 넘는 적자를 냈지만 주주들에게 배당을 해 눈총을 받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스공사 이사회는 최근 2008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으로 주당 117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850억 원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의 잠정 경영실적을 매출액 23조1661억 원, 영업이익 6359억 원, 당기순이익 3308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겉보기에는 경영을 잘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실은 그렇지 않다. 여기에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

지난해 유가가 폭등하면서 천연가스 값도 뛰었다.

원료비 비중이 판매가의 약 90%를 차지하는 가스공사로선 가스요금을 대폭 인상해야 했지만 물가 안정을 유도하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가스요금을 지난해 11월 7.3%만 올렸다.

가스공사는 회계처리 방법상 요금이 동결된 탓에 발생한 원료비 손실분을 ‘받지 못한 돈’인 미수금(未收金)으로 보고 ‘손실항목’이 아니라 ‘자산항목’에 넣고 있다.

이 때문에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07년 말 1756억 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3조4500억 원으로 늘어났다.

가스공사가 만약 이를 손실로 처리했다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대규모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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