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되는 건설 조선사 없을 듯

  • 입력 2009년 1월 16일 20시 50분


채권은행들이 건설사와 조선사 111곳에 대한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퇴출 대상은 거의 없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만 12~16곳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은 "높은 등급을 받은 기업이 부도를 내면 해당 은행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평가 기준을 보수적으로 적용해 구조조정 대상을 더 늘리라"고 은행 측에 주문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들은 최근 92개 건설사와 19개 조선사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마무리하고 다른 채권은행들과 최종 등급을 조율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은 대부분의 업체를 정상 영업이 가능한 A등급이나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하지만 금방 정상화가 가능한 B등급으로 분류됐다.

건설사는 평가 대상 92곳 중 10~13곳만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을 받았고 나머지는 모두 B등급 이상이었다. 또 19개 중소 조선사에 대한 평가에서는 2, 3곳만이 C등급이었고 대부분 A나 B등급을 받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D등급을 매기면 해당 기업이 바로 시장에서 퇴출돼 채권은행의 부실 여신이 증가한다"며 "이 때문에 D등급을 받은 업체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런 식의 평가로는 구조조정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가 최근 은행 임원들과 만나 "구조조정 대상 선정을 보수적으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A, B등급을 받은 업체가 도산하면 등급을 제대로 못 매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전달했다.

당시 금융 당국은 여러 평가 항목 중 상대적으로 점수를 조정하기가 용이한 '기타 항목'의 평가를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워크아웃 대상이 5곳 안팎 늘어날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주채권은행들은 16일 자체 등급 분류 결과를 일단 당국에 제출한 뒤 다음 주 중 다른 채권은행들과 최종 등급을 조율해 23일까지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키로 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100대 건설사 중 건설 비중이 높은 94개 업체에 대한 신용위험을 분석한 결과 C등급이 13개 업체였고 D등급이 3개 업체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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