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또 파업하나? 주간2교대 놓고 쟁의 상정 예고

  • 입력 2009년 1월 15일 17시 00분


연초부터 현대자동차에 파업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등 지난해 결정한 임단협안 시행을 요구하는 ‘쟁의행위 발생 결의의 건’을 오는 19일 울산공장에서 열릴 임시 대의원대회에 상정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산결정으로 촉발된 노사간 갈등이 연초부터 파업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울산공장 주변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주간2교대제 시행을 약속했지만 최근 전주공장의 시범시행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주간 2교제 시행을 약속한 뒤 세부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노사의 신뢰를 어긴 사측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최근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서도 “전주공장 상황이 올해 노사관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사측이 분명한 입장을 갖고 회의 요청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방식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경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노사 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자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파업수순을 꺼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를 바라보는 여론은 따갑기만 하다.

노조의 파업 소식이 15일 오후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인터넷에는 노조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국내 자동차업계에 경영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이라 비난의 수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누리꾼들은 “빨리 값싼 외제차를 더 많이 수입하라” “더 이상 봐줄 수가 없다. 쌍용차처럼 망해봐야 정신을 차린다” “이참에 회사 문 닫고 공장을 모두 외국으로 옮겨라” “이번에 파업하면 앞으로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이겠다” 등등 비판 글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1분기 최대 30%의 감산 계획을 세우는 등 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생산조절이 불가피해 당장 주간2교대를 시행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사측의 한 관계자는 “주간2교대 시행을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며 “경제위기속에 감산이 이뤄지고 전주공장도 생산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2교대를 시행하기 힘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세계 자동차 수요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아직 사업계획도 못 세우고 있다”면서 “지금 주간2교대제 시행을 논의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해 노사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현대차의 주간2교대제는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3시10분까지 1조, 오후 3시10분부터 오후 11시50분까지를 2조로 나눠 각각 8시간과 9시간씩 근무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주야간조 각 10시간씩, 모두 20시간 근무에 비해 하루 3시간의 근무시간이 줄어든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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