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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1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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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갈대밭으로 유명한 순천만 8만여㎡의 농지에 대지미술 작품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그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조상 서울예대 교수의 ‘달을 문 새’와 이진준 작가의 ‘Undo(생의 의지)’가 그것이다. 이중에서도 순천시의 대표적 철새인 흑두루미와 달의 주기에 따라 변화하는 갯벌의 원리를 형상화한 조상 교수의 작품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순천시(시장 노관규)가 지난 10월부터 철새 보호를 위한 먹이공간과 안전한 쉼터를 확보하면서 자연생태공원을 찾아오는 500만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경관을 확보하려는 ‘경관농업 시범사업’이 계기가 됐다. 여기서 경관농업은 1차 산업인 농업에 관광을 접목시킨 경제적 개념으로 ‘대지미술’을 의미한다.
우선 대지미술(Land Art)은 6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반문명적인 문화현상이 뒤섞여 생겨난 미술로 자연 한 가운데 설치하려는 미술운동이다. 설치미술 또는 환경미술로도 표현되는 대지미술은 외국의 경우, 작가의 개성에 따라 사막, 산악, 해변 등 넓은 땅을 파헤치거나 선을 새겨 작품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연을 재료 또는 재질로 재인식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응용한 수법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그런 점에서 조상 교수 역시 대지미술의 전형을 따라 논의 벼를 살리고 주변을 깎아 그것을 양각으로 묘사해 냄으로써 ‘달을 문 새’의 형상을 그려냈다.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습지입니다. 그래서 철새들의 먹이공간과 쉼터로는 매우 소중한 곳이지요. 그리고 달과 지구의 회전운동으로 생기는 밀물과 썰물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달의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달의 모양을 시간적 순환의 상징으로 보고, 이를 물고 가는 철새를 통해 고향에 대한 향수와 다음 목적지를 향해 내일을 꿈꾸는 나그네새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그에게 순천만 일대는 달의 주기에 따라 맞물려 돌아가는 밀물과 썰물의 교차점이다. 그리고 철새가 순응해야 할 운명의 장이며, 이들이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순환의 고리로 인식됐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들판에 세워진 순천만 천문대와 용산 산책로에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순천시는 이번 경관농업으로 생산되는 수확물을 사들인 뒤, 일부를 철새들에게 돌려줌과 동시에 영농 손실 보상을 통해 소득을 보전해 줌으로써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 자료제공 : 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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