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위기의식 가져야 직원 움직여”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나의 경영 노하우는…”

“환경변화에 가장 잘 적응 장수기업은 곤충과 닮아”

“최고경영자(CEO)는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CEO에게 그런 마음이 없으면 직원들은 절대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습니다.”

윤종용(사진)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6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대한상의 초청 조찬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고 ‘윤종용식(式) 경영’의 첫 번째 요소로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오랫동안 CEO를 맡았던 윤 상임고문은 이날 “경영 노하우를 들려 달라”는 한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위기의식, 역사인식, 리더십, 인재육성, 국제 감각 등을 자신의 5대 경영 비법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위기의식이 없으면 사람이 방심하고, 지금 같은 (위기의) 시기에 방심하면 회사가 정말 1, 2년 만에 문을 닫을 것”이라며 “말로만 위기라고 외치는 것보다 정말 위기라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인식도 강조했다. “국가 지도자뿐 아니라 CEO도 철저한 역사인식이 필요합니다. 100년 전이나 200년 전 어떤 기업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고 자기 산업 흐름이 어떤지 읽어야 합니다.”

윤 상임고문은 “경영은 부하 직원이 가져다주는 데이터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경우를 봐도 5%의 데이터와 95%의 직관력이 경영의 성패를 좌우했다. 역사를 통해 그런 직관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업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면서 “CEO의 권한을 아래로 먼저 이양해 줘야 인재가 클 수 있다”며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장수(長壽) 기업의 특징을 빗댄 ‘곤충론(論)’을 소개하기도 했다. 1400년 된 일본의 건축기업인 곤고구미(金剛組)처럼 세계적인 장수 기업은 대부분 가업(家業)을 이어 가는 작은 기업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몸집이 작아 도망가기 쉽고, 변하는 환경에 자신을 적응시키는 곤충이야말로 장수 기업의 조건과 같다”며 “지구상에 살아남은 생물은 강한 자가 아니라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고 말했다.

윤 상임고문은 “덩치 큰 공룡은 이미 멸종했는데 곤충이 살아남아 있는 것은 의미심장하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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