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강국 스위스도 금융위기 바짝 긴장

  • 입력 2008년 10월 14일 03시 00분


금융 강국 스위스에도 지난주부터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한 당국자들의 발언이 갑자기 늘어난 것이 그 증거.

도리스 로이타르트 경제부 장관은 9일 이례적으로 자국의 1, 2위 은행인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이 파산하게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현 주가는 지난해 대비 50% 하락한 상태. UBS는 미국 등의 모기지 관련 채권 부실로 무려 400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봤지만 그 손실이 일찍 알려진 덕분에 유동성 확보를 위한 증자를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피에르 미라바우드 스위스은행연합회 의장은 12일 현지 주간지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320여 개의 스위스 은행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의 영향을 받는 은행은 UBS와 크레디트스위스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건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스위스 정부는 10일 저축보장 한도를 3만 스위스프랑(약 34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 외에는 별다른 구제대책을 취하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스위스 금융계의 전통과 금융위기 직후 발 빠른 대응 덕택에 스위스 금융시장에 심각한 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스위스 경제에서 은행 등 금융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4%이며, 전체 고용시장에서 그 비중은 5.9%에 이른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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