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는 병원들, 살릴 방도는 있을까?

  • 입력 2008년 8월 29일 17시 08분


환자유치 경쟁에서 밀린 중소병원들이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 불황의 여파가 병원에도 예외 없이 미쳐 지난해 중소병원의 8%가 폐업신고를 해 최근 3년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사회에서 이른바 ‘사’자 직업의 선봉에서 고소득 전문 직종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의사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는 순간이다.

실제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방학과 여름휴가 특수를 누리며 밀려드는 환자들로 북적이던 소위 강남에서 ‘잘 나가는’ 성형외과나 피부과의 경우만 보더라도 매년 환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전년대비 40% 이상 감소했다는 것이 병원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포화상태의 의료시장, 환자를 받지 말고 ‘고객’을 맞이하라

병원폐업의 근본적인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매년 많은 의사들이 배출되는 과정에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과잉공급 상태가 되고 자연스럽게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시대. 이른바 의료시장의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하면서 ‘규모의 경제’에서 밀린 중소규모의 병원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게 된 것. 거기에 고환율, 고유가, 고물가의 3중고에 해당하는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는 지금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수요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병원을 아예 가지 않을 수는 없는 법. 경쟁에서 도태되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병원 전문 광고홍보대행사 컴온애드 한오창 마케팅 팀장은 “이러한 현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받아들이기 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재해석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이런 와중에도 성업 중인 병원과 철저한 비교를 통해 소홀히 해온 것을 인지하고 개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어려운 시기에도 잘되는 병원을 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각화된 환자를 ‘고객’으로 보고 그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여 만족시킴으로써 성공을 거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의료진의 실력만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실력은 기본적으로 겸비한 상황에서 +α(알파)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알파는 서비스마인드로 무장된 친절한 응대가 될 수 있겠다. ‘고객’으로서 병원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바뀐 요즘의 환자들은 친절한 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

어찌 보면 공급과잉으로 인한 폐해로도 볼 수 있지만 의사도 자본주의의 엄연한 ‘상품’으로 재탄생되는 과정에서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더라도 병원의 홍수 속에서 인지조차 되지 않은 상품의 품질을 소비자들이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으랴.

병원에도 효과적인 광고·홍보가 필요하다. 이미 대다수의 병원 관계자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어려운 시기에 광고할 것을 선뜻 결정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또한 어떻게 진행해야 될지 혼란스럽지만 답은 간단하다. 어떻게든 매출증대에 기여하는 광고가 되어야 한다.

다른 병원들과 똑같이 구구절절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았을 때 보는 사람들이 그 내용을 이해할지 의문이다. 혹은 하루에 접하는 7000여 개의 광고 중에 하나가 되어 존재하는지 조차 모를 수도 있다.

무언가 새롭거나 차별화된 광고를 할 때 잠시라도 시선이 머물러 있을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어떠한 질환에 있어 해당 병원의 확고한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컴온애드 카피라이터 유규열 씨는 “수많은 광고 중에서 눈에 띄고 매출에도 기여하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광고의 목적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규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광고와 병원의 컨셉이 맞는지, 올바른 타겟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어떤 포지셔닝을 원하는지 확인해야한다”며 “광고 후에는 인지도나 매출 등 목적이 얼마만큼 달성되었는지 분석하는 과정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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