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한국의 대표브랜드는 ‘情과 動’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영국 본사의 인재들이 한국 지사에 오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중국 상하이(上海)나 싱가포르, 홍콩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근무하기를 원합니다. 그만큼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의미죠.”

다국적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의 박상훈 사장이 최근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언급한 내용입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지만 아직 국가 브랜드 파워는 약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대표 브랜드는 무엇일지 고민해 봤습니다.

박 사장은 ‘정(情) 문화’와 ‘다이내믹한 기질’을 대표 브랜드로 키울 만하다고 했습니다.

월드컵 경기를 떠올려 보세요.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오전 4시에 경기가 열려도 전국에서 ‘붉은 응원’의 물결이 밤새도록 이어졌습니다. 길거리 응원에 나선 사람들은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하나가 됐고, 기업들은 음료와 깔판을 후원했습니다.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인근의 기업들은 화장실을 개방했습니다.

당시 한국의 응원문화는 외신에 주요 기사로 소개될 정도로 세계적인 화제가 됐지요.

삼성물산 윤순봉 부사장은 ‘소속연개(小速連開)의 디지털 시대에 한국이 가장 발전할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주도하는 키워드로 ‘소-small, 속-speedy, 연-networking, 개-open’을 꼽습니다. 세계 어느 국가보다 한국이 소속연개에 강하다고 강조하고요.

과거 한국의 국민성을 부정적으로 표현한 단어인 ‘냄비 근성’도 21세기 디지털 시대에서 보면 ‘속’에 해당하는 경쟁력입니다. 윤 부사장은 “20세기 산업화시대에는 일본과 같은 품질 지상주의 국가가 최고였지만, 21세기엔 ‘빨리빨리’로 알려진 한국이 더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포장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많은 외국인은 한국을 북한(North Korea)으로 잘못 알고 있거나, 외국 국기를 불태우며 과격 시위를 벌이는 나라로 인식합니다. 개개인이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다이내믹하면서도 정감 있는 모습을 외국인에게 보여줄 때 국가 브랜드 파워도 높아지겠지요.

박형준 기자 산업부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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