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아이디어를 포장하다

  • 입력 2008년 5월 28일 02시 59분


■ 2008한국국제포장기자재전 개막

‘줄만 당기면 밥이 되는 포장, 마개를 매달아 놓은 페트병….’

완제품을 지원하는 ‘조연(助演)’ 역할에 머무르던 국내 포장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는 30개국, 650여 개 업체가 참가하는 ‘2008 한국국제포장기자재전’이 열렸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식품, 제약, 화장품 등 포장과 관련한 거의 모든 품목이 전시된다.

포장업계에 따르면 세계 포장산업은 지난해 연간 5000억 달러(약 525조 원) 규모를 웃돌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포장산업은 아직 중소업체 중심의 영세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기술 수준도 주요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여건에서도 국내 일부 중소업체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국내외 포장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참맛은 당초 군용식품을 납품하던 식품업체였다. 하지만 제품에 내장된 줄을 당기면 저절로 밥이 되는 식품 가열 기술을 개발해 군용 납품에 이어 민간용으로도 내놓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참맛의 조병권 이사는 “물 없이 음식을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력으로 제품을 개발했다”며 “해외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뉴팩코리아도 발상의 전환으로 국내외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업체는 주부들이 비닐 포장의 모서리를 대각선 방향으로 잘라서 쓰는 것에서 착안해 ‘대각선 지퍼백’을 개발했다.

베스트케미칼은 ‘용기 일체형 마개’를 개발해 국내 특허만 13개를 받았고, 해외 38개국에 특허를 출원 중이다.

또 한진피앤씨는 쇼핑봉투와 선물용 포장상자를 결합한 포장제품을 개발해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130%나 증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포장재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뜯고 나면 쓰레기가 되는 선물세트 케이스가 부담스러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연세대 패키징학과 김재능 교수는 “포장은 고부가가치의 지식경제형 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과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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